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 일제히 순이익이 감소한 가운데 동양생명만 유일하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장기납 종신보험 판매 확대와 보험손익 개선으로 1분기 부진을 만회했고 지급여력비율(K-ICS)도 200%를 넘어섰다.
다만 반등이 본격적인 체질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보험손익 증가는 지난해 발생했던 비용성 손실이 줄어든 영향이 컸고, 미래 이익을 의미하는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오히려 감소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9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했다.
1분기 순이익은 250억원에 그쳤지만 2분기에는 669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7.4% 늘었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 하나생명 등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이 모두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순이익 반등은 보험영업이 이끌었다. 상반기 보험손익은 9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8% 증가한 반면 투자손익은 209억원으로 29.4% 감소했다. 투자 부진을 보험 본업이 만회한 셈이다.
◇보험손익 38% 증가했지만…기초 수익력은 더 지켜봐야
상반기 계약서비스마진(CSM) 상각액은 12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위험조정(RA) 상각액도 221억원에서 203억원으로 8.5% 줄었다. 반면 예상 보험금·사업비와 실제 발생액의 차이를 나타내는 예실차 손실은 258억원에서 445억원으로 확대됐다.
보험손익 개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기타’ 항목이었다. 기타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마이너스 520억원에서 올해 마이너스 43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477억원 줄었다.
기타 항목에는 간접사업비와 손실요소손익, 재보험손익 등이 포함된다. 지난해 발생한 비용과 손실부담계약 관련 부담이 완화되면서 보험손익이 정상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손익 증가의 상당 부분이 비용·조정 항목 개선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곧바로 본업 수익성 회복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 비용 구조 개선이 일시적 효과인지, 체질 개선의 결과인지는 하반기 실적이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종신보험 중심 재편 성과…신계약 CSM 감소는 과제
상품별로는 종신보험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종신보험 신계약 연납화보험료(APE)는 1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3% 늘었다. 종신보험에서 확보한 신계약 CSM도 452억원에서 1054억원으로 133.4% 증가했다.
반면 건강보험 신계약 APE는 지난해 상반기 2201억원에서 올해 1285억원으로 41.6% 감소했다. 건강보험 신계약 CSM도 2568억원에서 1134억원으로 55.8%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신계약 CSM은 3029억원에서 2425억원으로 19.9% 감소했다. 종신보험에서 확보한 미래 이익이 크게 늘었지만 건강보험에서 줄어든 규모를 모두 메우지는 못한 셈이다.
신계약 CSM은 신규 계약에서 앞으로 인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이다. 현재 순이익은 늘었지만 미래 이익을 새로 쌓는 속도는 지난해보다 둔화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를 곧바로 상품 전략 실패로 보기는 어렵다. 동양생명은 건강보험 비중을 낮추고 장기납 종신보험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계약당 수익성과 유지율을 높이고 건강보험 중심의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전략이다.
관건은 종신보험 확대 자체가 아니라 새 포트폴리오가 전체 신계약 CSM 증가와 안정적인 보험손익으로 이어지느냐다. 향후 종신보험 판매 확대가 건강보험 감소분을 상쇄하고 미래 이익 기반까지 키울 수 있을지가 체질 개선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K-ICS 205% 회복…이제는 자본보다 ‘영업력’
동양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2분기 말 잠정 기준 205.0%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127.2%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하며 200%대를 넘어섰다.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인수한 뒤 우선순위로 둔 자본 관리와 자산·부채종합관리 성과가 가시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K-ICS 200% 돌파로 향후 영업 확대와 ABL생명과의 통합을 추진할 기초 체력도 마련됐다.
우리금융은 다음 달 동양생명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지난 24일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승인했으며 교환 절차는 오는 8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에는 방카슈랑스와 투자은행(IB), 자산운용 등 그룹 역량을 활용해 보험사의 자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ABL생명과의 상품·채널·IT 통합도 중장기 과제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6.9%에서 올해 22.3%로 높아졌다. 보험사 편입과 증권·카드·캐피탈 실적 개선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보험 부문이 그룹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추가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안정적인 채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에 기반한 영업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손익과 재무건전성을 균형 있게 관리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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