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에게도 운이 오나" 원태인 22일 만에 승리, 163cm 작은 거인이 '혈' 뚫었다 [MD잠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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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이 7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공을 던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마이데일리 = 잠실 김경현 기자] "'드디어 나에게도 운이 오나'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오랜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그동안 잘 던지면 타선이 터지지 않고, 타선이 도와주면 본인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 원태인의 불운한 기운을 '작은 거인' 김지찬이 날려버렸다.

원태인은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5승(5패)을 기록했다.

후반기 첫 승리다. 지난 1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은 5이닝 6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났다.

원태인이 7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1회부터 일격을 맞았다. 2사 이후 박준순에게 2루타를 내줬다. 이어 양의지에게 우중간을 가르는 선제 1타점 2루타를 헌납했다. 안재석을 투수 땅볼로 잡고 추가 실점을 막았다.

수비가 원태인을 도왔다. 첫 타자 유니오 세베리노에게 큼지막한 타구를 허용했다. 중견수 김지찬이 끝까지 추격, 펜스에 부딪히며 타구를 잡았다. 이후 정수빈에게 내야안타를 맞았다. 김대한 타석에서 1루 주자 정수빈이 스킵 동작을 시도하다 완전히 걸렸다. 포수 사인을 받은 원태인이 1루로 송구, 주자를 지웠다. 김대한에게 정타를 허용했지만 3루수 김영웅이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직선타 아웃.

안정을 찾았다. 3회는 삼자범퇴로 마무리. 4회 1사에서 양의지에게 단타를 맞았으나 두 타자를 범타로 솎아 냈다. 5회 역시 2사 이후 이유찬에게 단타를 맞았을 뿐, 김민석을 2루수 땅볼로 정리했다.

실점 위기를 슬기롭게 넘겼다. 6회 1사에서 박준순에게 안타를 맞았다. 양의지의 유격수 땅볼 때 박준순은 2루에 안착했다. 원태인은 흔들리지 않고 안재석을 3루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 실점하지 않았다.

7회부터 오른손 이승현이 등판, 원태인은 이날 임무를 마쳤다. 삼성은 원태인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이날 원태인은 최고 150km/h, 평균 147km/h를 마크했다. 총 투구 수는 88구. 포심 32구, 체인지업 24구, 슬라이더 20구, 커브 8구, 싱커 4구를 던졌다. 스트라이크 비율은 65.9%(58/88)다.

원태인이 7월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경기 종료 후 취재진을 만난 원태인은 "후반기 첫 경기가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오늘 더 열심히 준비했다. 오히려 (후반기) 첫 경기에 그런 모습이 나온 걸 액땜이라 생각하고 편하게 경기에 임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아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테마는 공격적 투구였다. 원태인은 "절대 도망가는 피칭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 저번에도 볼넷으로 내보내고 적시타를 맞는 경우가 많았다. 잠실이 워낙 경기장이 크지 않나. 맞더라도 초반 카운트에 빨리 승부를 보면서 맞자라는 생각으로 공격적으로 임했는데 그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터닝 포인트는 2회 김지찬의 호수비였다. 원태인은 "'드디어 나에게도 운이 오나'라는 생각이 컸다. (김)지찬이가 그 타구를 잡아줘서 혈이 뚫렸다고 해야 하나. 그래서 (김)지찬이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했다"며 "이전에는 야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타구가 많았다. 텍사스 안타나 빗맞아도 코스가 좋아서 안타가 되는 게 많았다. 올 시즌 정말 운이 안 따라준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빗맞은 타구나 잘 맞은 타구 모두 야수들이 호수비를 해주면서 흐름이 잘 넘어가더라. 그런 부분이 고맙기도 하면서 '드디어 운이 오는구나'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2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6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김지찬이 3회초 2사 1,3루서 1타점 적시타를 친 뒤 환호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지난 6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6이닝 무실점 승) 이후 39일 만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이자, 7월 3일 SSG 랜더스전 이후 22일 만에 승리다.

원태인은 "승리는 하면 좋고 안 해도 상관없는데, 6이닝 소화를 가장 먼저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오늘도 6회 들어서 정말 집중을 했다"며 "6이닝 소화가 목표였는데 그걸 달성해서 기분이 제일 좋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7회도 갈 수 있었지만 날씨도 덥고 우리 불펜이 좋다. 감독님께서 결정을 내리신 것에 대해 납득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현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제공

한편 6회 1사 1루에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는데, 이재현은 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이 아닌 1루 송구를 택했다.

이에 대해 "병살될 것 같은데 왜 2루로 안 던졌냐고 하니, (이재현이) 저는 형을 믿기 때문에 일부러 2사 2루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하더라. 괜히 욕심부리다 실책 나오면 안 된다. 저는 하나만 처리하더라도 형이 위기 상황을 막아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안전한 플레이를 했다고 하더라"며 "그렇게 말하니까 할 말이 없더라. 농담 삼아 했는데 (이)재현이가 그렇게 말해서 재미있게 끝났다"라면서 껄껄 웃으며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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