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기준도 절차도 논란… 국민의힘 윤리위 파행

시사위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부 갈등에 발목을 잡히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의결 정족수 미달로 징계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윤리위원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며 공개 사과와 사퇴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부 갈등에 발목을 잡히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의결 정족수 미달로 징계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윤리위원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며 공개 사과와 사퇴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내부 갈등에 발목을 잡히며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의결 정족수 미달로 징계 심사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윤리위원들 사이에서 설전이 오가며 공개 사과와 사퇴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윤리위가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새어 나오는 모습이다.

◇ 우종환 부위원장 “윤리위가 독재자가 되면 안 돼”

우종환 윤리위 부위원장은 24일 입장문을 내고 정경욱 윤리위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정 위원이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리위 파행의 책임을 이른바 ‘반대파 윤리위원’에게 돌리며, 이들이 친한(한동훈)계 및 징계 대상자들과 연루돼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 미디어대변인 겸 법률자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 위원은 지난 9일 신임 윤리위원으로 선임됐다.

우 부위원장은 정 위원의 발언을 ‘가짜 프레임 씌우기’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한동훈, 배현진, 김종혁을 징계한 우리가 친한계라는 주장을 하는 분이 이당의 대변인 겸 윤리위원이라는 것이 놀랍다”고 지적했다. 우 부위원장을 비롯한 일부 윤리위원들은 윤리위 단체대화방에서 정 위원에게 공개 사과와 함께 당직 또는 윤리위원직 사퇴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 위원은 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 부위원장은 지난 22일 윤리위 명의로 배포된 보도자료도 문제 삼았다. 해당 보도자료는 윤리위의 징계 기준에 관한 것으로, 윤리위는 당대표 또는 당에 대한 단순 비판은 원칙적으로 징계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지나친 의도성을 가지고 반복적·조직적·지속적으로 당대표 또는 당의 정상적인 운영을 심각하게 저해할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윤리위원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윤리위 파행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동혁 대표의 징계정치를 둘러싸고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징계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윤리위가 정작 내부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 뉴시스
윤리위원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윤리위 파행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동혁 대표의 징계정치를 둘러싸고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징계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윤리위가 정작 내부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 뉴시스

이에 대해 우 부위원장은 당시 회의가 의결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음에도 윤리위 명의로 보도자료가 배포된 점을 비판하며, 이를 윤민우 위원장의 독단적 운영 사례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당대표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허위사실인지, 당에 어떤 해악을 끼쳤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제시하고, 그 기준에 대해 당원들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며 “귀걸이 코걸이식의 자의적인 기준을 정하고 징계하는 건 악법이고 윤리위가 독재자가 된다”고 말했다.

우 부위원장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도 절차적 정당성을 재차 지적했다. 그는 “(당시) 보도자료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징계 의결을 위해선 4명 이상(재적의원 과반 참석)이 필요하고, 의결을 거쳐야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다. 의결도 안 됐는데 중앙윤리위 명의로 보도자료가 나간 것은 (윤 위원장이) 윤리위를 사유화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윤리위가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우 부위원장은 다음 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회의 일정이) 정해지긴 했는데 그때 (징계안이) 통과될지 모르겠다. 나는 법원 일정 때문에 못 가는 날로 (회의 일정이) 됐다”고 말했다. ‘회의 일정이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언제부터 그런 식이더라”며 “윤 위원장이 원래 그런 분이 아니신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동안은 고생하시니까 말 아끼려 넘어갔었는데 이제는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 당내에서는 윤리위가 스스로 권위와 신뢰를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월 윤리위에 의해 ‘탈당권유’ 징계를 받았다가 법원의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을 받았던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4일 페이스북에 “보수정당 역사상 윤리위원회가 이렇게 조롱의 대상이 된 적 있었냐”며 “당을 개망신시키고 있는 윤리위원장 본인부터 윤리위에 회부돼야 하지 않냐”고 꼬집었다.

이처럼 윤리위원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윤리위 파행도 장기화될 전망이다. 장동혁 대표의 징계정치를 둘러싸고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징계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윤리위가 정작 내부 갈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이다. 향후 윤리위가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정상적인 운영 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징계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결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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