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토장 된 ‘카지노업 선진화 토론회’… 눈 감고 귀 닫은 문체부

시사위크
조계원 민주당 국회의원과 한국관광학회가 지난 23일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발언 하고 있는 조계원 의원(오른쪽 첫 번째)과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한국관광학회장, 가운데), 이재석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 국회=제갈민 기자
조계원 민주당 국회의원과 한국관광학회가 지난 23일 카지노업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했다. 사진은 발언 하고 있는 조계원 의원(오른쪽 첫 번째)과 서원석 경희대학교 호텔관광대학 교수(한국관광학회장, 가운데), 이재석 강원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 국회=제갈민 기자

시사위크|국회=제갈민 기자  지난 23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카지노업 제도 선진화 방향 토론회’가 열렸다. 정부가 카지노업계에 부과하던 ‘관광진흥개발기금(관광기금)’의 상한을 현행 대비 50% 인상 및 카지노 면허 갱신제 등을 시행하는 것과 관련해 업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카지노업계에서는 정부의 개정안대로면 손실이 더 커지고 정상적인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하면서 제도 개편을 철회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실장과 융복합관광과 관계자들은 “현행 관광기금 부과 기준이 30년 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장에선, 업계 현실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는 ‘눈 감고 귀 막은 제도 개편 강행’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 카지노업계 관광기금, ‘적자 무관’ 매출 10%→15%… 면허갱신제까지

먼저 이번 정부의 카지노 제도 개편안에는 △관광기금 상한을 매출의 10%(현행)에서 15%로 상향 △카지노 면허 갱신 허가제 △대주주 변경 사전 인가제 등이 포함됐다.

개편안에 따르면 영업이익 흑자나 적자에 무관하게 연 매출이 100억원 이상인 카지노 업체라면 무조건 매출의 15%를 관광기금으로내야 한다. 관광기금은 카지노업계가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의 일부인데,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는 관광기금 부과 상한을 매출의 15%로, 현행(10%) 대비 50%나 높이고 나섰다.

또한 ‘카지노 면허 갱신 허가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그간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계가 받은 카지노 사업 면허는 영구적이었다. 정부는 그러나, 이를 5년 단위마다 갱신하도록 하는 ‘카지노 면허 갱신 허가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토론회를 주최한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지노업계가 사실상 영구면허에 안주하고 그 안에서 경영 혁신이나 투자 등이 저해되는 환경을 보였다”며 “이번 제도 개편은 카지노 산업을 위축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건전하고 투명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지노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외래 관광객 유입이 활성화되도록 관광기금 재원을 확보해 관광산업 발전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기금이 늘어나기는커녕 적자 수준”이라며 “관광산업과 카지노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융복합관광과 서기관, 왼쪽 두 번째)과 김나나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왼쪽 첫 번째)은 카지노업계에 부과하고 있는 관광기금이 30년 전 기준이라는 이유로 상한을 높이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회=제갈민 기자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융복합관광과 서기관, 왼쪽 두 번째)과 김나나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왼쪽 첫 번째)은 카지노업계에 부과하고 있는 관광기금이 30년 전 기준이라는 이유로 상한을 높이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회=제갈민 기자

사실상 카지노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문체부 측도 관광기금 상한을 카지노 매출의 15%로 올리고, 카지노 면허도 갱신제를 다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은 동일하다.

이명진 문체부 카지노산업정책팀장은 “우리는 카지노업의 발전과 그 과정에 업계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은 카지노 산업 전체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지, 특정 카지노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정부가 제도 설계를 해서는 안 되며 이러한 점에서 봤을 때 30년 전 제도를 지금까지 유지하면서 앞으로 30년 갈 수 있을지는 다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나나 문체부 융복합관광과장도 “관광진흥개발기금 부담률 조정도 업계의 특수성과 경영 여건을 충분히 고려해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업계와 지속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며 “관광기금 최대 15% 누진 구간은 매출 규모 기준을 3,000억원 수준이라든지 새롭게 설정해 적용하려는 것으로, 일괄적으로 바꿔 적용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관광기금을 기존 매출의 최대 10%에서 15%까지 높이는 것과, 15%를 적용하는 기준 매출을 ‘3,000억원’으로 정한 이유와 배경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문체부는 일괄적으로 매출의 15%를 기금으로 떼는 게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국내 주요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롯데관광개발, GKL 등은 대부분 카지노업장의 연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선다. 사실상 카지노업계에서 주축을 담당하는 3곳은 매출의 15%를 관광기금으로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인스파이어도 지난해 카지노 연매출이 2,67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올해나 내년에는 연 매출 3,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매출의 15%를 관광기금으로 내야 한다.

◇ 카지노 규제 강화, 신중해야… 영업손실 카지노, 관광기금 유예 필요성도

권경상 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오른쪽 두 번째)은 관광기금 상한 인상과 면허 갱신제 재도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 국회=제갈민 기자
권경상 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오른쪽 두 번째)은 관광기금 상한 인상과 면허 갱신제 재도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 국회=제갈민 기자

국회와 정부의 카지노업 규제에 업계 관계자들은 대체로 면허 갱신제에 대해 이해가 된다는 입장을 냈으며, 관광기금 상한을 매출의 15%로 설정하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 기업들 중 하나인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관련해서는 법적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최영배 가천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카지노업은 제한된 공적 사업권을 부여한 것인 만큼 아무런 재평가가 없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카지노 기업의 관광 기여 및 재무건전성 등을 평가하는 등 구체적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관광기금은 외국인전용카지노 수익성이 어떤가, 기금 비율을 높이면 기업의 부담은 얼마나 커지는지 분석이 필요하다”며 “단순 수치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되고 해외 카지노 업계 세율을 체계적으로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경상 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장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관광기금을 매출 총량 대비로 걷는 곳은 없다. 황금알을 낳는 카지노 산업을 잘 육성해서 수익을 올리고 고용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며 “특히 관광기금 상한 인상과 면허 갱신제는 인스파이어와 같은 외국인 투자 카지노에 부담을 더 키우는 것이면서 동시에 그들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조건과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카지노 기업에 대해서는 기금 납부를 유예를 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 카지노 기업 고사 위기… 복합리조트서 ‘홈플러스 사태’ 벌어질 수도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회장은 문체부의 카지노 규제 강화로 나타난 주가 폭락 등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 국회=제갈민 기자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회장은 문체부의 카지노 규제 강화로 나타난 주가 폭락 등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 국회=제갈민 기자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서는 정부의 제도 개편으로 인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최성욱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회장은 “카지노 선진화, 글로벌 스탠다드 다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해외의 글로벌 오픈 카지노를 비교 모델로 적용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돈은 기업의 주머니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금융기관 대출도 상당한데, 지금 현재 제주드림타워와 인스파이어는 금융비용을 내게 되면 단기순손실이 일어나는 수준”이라며 “문체부의 카지노 규제 강화 발표로 카지노업계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 손실이 커지고 주가가 떨어지면 금융기관들이 신용평가에 따라 금리 올릴 수밖에 없고 리파이낸싱을 안 해주는 상황이 발생해 기업 자체의 존속이 흔들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30년에는 오사카에 복합리조트가 오픈하는데, 그때가 되면 카지노를 경험해보려는 국민들은 가까운 오사카로 가게 되고 외화 유출이 불 보듯 뻔하다”며 “이러한 상황에 기금을 15%로 올리고, 카지노 면허를 5년 갱신 허가제로 바뀌면 기업의 법적 안정성을 생각해야 한다. 업계는 지금 생존의 위험 속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업체 측의 성토도 이어졌다.

인스파이어는 2024년 오픈 후 계속해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 인스파이어
인스파이어는 2024년 오픈 후 계속해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 인스파이어

특히 인스파이어는 2016년 문체부 공모 사업으로 복합리조트 사업자에 선정된 외국인 투자자로, 그때 당시 공모 조건은 외국인 투자 5억 달러 이상, 그리고 1조원 이상 투자로 5성 호텔 1,000실 이상 그리고 국제공연장, 국제회의시설을 갖출 것을 한국 정부와 확약하고 카지노 사업권도 확보했다. 실제로 인스파이어는 현재까지 2조원 이상 투자를 했고, 추가적으로 단계적 개발에 1조3,0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2024년 오픈한 후 현재까지 계속해서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관광기금 대폭 상향과 카지노 면허 갱신제 재도입은 기업의 존폐를 위태하게 할 수 있다.

강대석 인스파이어 전무는 “우리는 2조원 이상의 투자를 했지만 인스파이어 재무상황을 보면 2024년 첫해 개장에 1,500억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고, 금융비용으로 이자만 한해에 1,200억원이 발생한다”며 “당기순손실은 2024년 2,800억, 2025년 1,4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손익분기점은 아직 요원한 상황이고, 영업으로 아직 돈을 못 벌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렇게 관광기금을 단기간에 50% 올리는(상한 10%→15%)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처음 협정과 달리 갑자기 규제를 강화하면) 어느 외국인 투자자가, 누가 대한민국 브랜드를 믿고 투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라고 지적했다.

또한 “관광기금 올리면 결국 손실이 더 커져서 금융권에서는 이자를 높이는 등 금융비용이 올라가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어느 순간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는데 실직자 생기는 것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우리가 고용한 직원들이 4,000여명에 달하고 가족까지 포함하면 1만명 이상인데, 복합리조트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 법 없는지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 달라. 이것은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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