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압도적 스펙터클, 가장 인간적인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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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유니버설 픽쳐스
영화 ‘오디세이’가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 유니버설 픽쳐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는 아내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분)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분)가 기다리는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기 위한 여정에 나선다. 하지만 왕의 부재를 틈타 왕국은 침탈과 권력 다툼에 휩싸였고, 그의 귀환 앞에는 신들의 분노가 불러온 거대한 폭풍과 괴물들,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다.

영화 ‘오디세이’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자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겪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 ‘메멘토’부터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테넷’ ‘오펜하이머’까지 매 작품 새로운 소재와 영화적 시도를 이어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신작으로, 인류 최초의 대서사로 불리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재해석했다. 

압도적이다. 영화 역사상 최초로 전편을 IMAX 필름으로 촬영한 ‘오디세이’는 시작부터 그 위력을 곧바로 체감하게 만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화면비는 단순히 영화를 보는 것을 넘어 거대한 항해 한가운데 들어선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거친 바다와 폭풍, 신화 속 세계가 눈앞에 펼쳐질 때마다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가장 원초적인 감각을 일깨운다.  

압도적 스펙터틀을 완성한 ‘오디세이’. / 유니버설 픽쳐스
압도적 스펙터틀을 완성한 ‘오디세이’. / 유니버설 픽쳐스

서사가 남기는 여운도 상당하다. 감독은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장대한 신화나 영웅담으로 그리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인간의 고뇌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오디세우스는 가장 찬란한 순간에 서 있지만, 영화가 바라보는 것은 승리의 영광이 아니다. 전쟁이 남긴 수많은 희생과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결과를 마주한 그의 얼굴에는 영웅의 위엄보다 한 인간의 죄책감과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수천 년 전 신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임에도 ‘오디세이’가 지금의 관객에게 깊이 와닿는 이유기도 하다. 전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지만, 결국 그 뒤에는 목숨을 잃은 병사들과 희생된 민간인들이 남는다.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오늘날, 영화는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통해 승리가 과연 무엇을 남기는지 묻는다. 그 모든 희생 끝에 얻은 승리는 과연 온전한 승리라 할 수 있는가. 수천 년 전 이야기는 그렇게 오늘날에도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기존 놀란 감독의 작품들보다 한결 쉽게 다가온다는 것도 강점이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복잡한 퍼즐을 맞추듯 서사를 해독해야 했던 전작들과는 결이 다르다. 훨씬 직관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내 어렵지 않게 흐름을 따라가게 만든다. 그렇다고 단순하거나 단조로운 것은 아니다. 감독 특유의 문제의식을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관객과의 거리는 한층 좁힌다.

오디세우스를 연기한 맷 데이먼은 묵직한 연기로 극의 중심을 단단하게 붙든다. 트로이 전쟁부터 고향 이타카로 돌아오기까지 20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온 오디세우스의 변화를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승리의 영광을 누리던 영웅에서 전쟁의 상처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인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긴 여정에 무게를 더한다. 러닝타임 172분, 오는 8월 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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