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바른손그룹이 예사롭지 않은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그룹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는 두 상장계열사가 나란히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에 휩싸인 것이다. 두 회사 모두 오랜 기간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던 만큼 타개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대표적인 문구기업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았고, 영화 ‘기생충’ 신화의 주역이기도 한 바른손그룹이 코스닥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리종목 지정 우려 제기된 졸스… 바른손이앤에이도 ‘위태’
최근 금융당국의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조치가 본격화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적잖은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바른손그룹의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룹의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두 상장계열사 졸스(옛 바른손)와 바른손이앤에이가 나란히 상장폐지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바른손그룹에 드리운 먹구름은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서 비롯됐다. 이는 더 신속하고 엄정한 부실기업 퇴출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제고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4대 상장폐지 요건 강화’가 골자다. 여기엔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를 상장폐지 대상에 새롭게 포함시키는 방안과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을 조기 상향하는 방안도 포함돼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동전주도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됐고, 코스닥시장의 경우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추가 상향됐다.
이런 가운데, 바른손그룹의 두 상장계열사는 ‘퇴출 리스크’ 속에 하반기를 맞았다. 먼저, 졸스는 무상감자를 통해 동전주 탈출을 시도했으나 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6월 말 들어 다시 동전주로 전락하고 말았다.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이 100억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는 등 위태로운 모습으로 7월을 시작했다. 바른손이앤에이 역시 무상감자를 실시했음에도 동전주로 하반기를 시작했고, 시가총액은 이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지난 22일엔 경고등이 켜졌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이날 졸스의 관리종목 지정이 우려된다고 공시했다. 동전주 또는 시가총액 미달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졸스는 어느덧 25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바른손이앤에도 7월 들어 줄곧 동전주 상태에 머물러온 만큼 관리종목 지정이 임박해오고 있다.
이어 23일엔 돌연 반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졸스가 상한가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졸스는 시가총액이 ‘생존 마지노선’에 다가서며 임박해온 관리종목 지정을 극적으로 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부실 상장사 퇴출 강화 조치로 상장폐지 위기에 내몰린 상장사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연일 상한가가 이어지며 퇴출 위기가 해소되기도 하지만, 이내 급락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아울러 내년부터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대상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원으로 또 한 차례 상향될 예정이다. 당장의 퇴출 위기 해소 뿐 아니라, 중장기적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바른손그룹의 두 상장계열사는 오랜 세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졸스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왔고, 바른손이앤에이는 2017년부터 무려 9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퇴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선 흑자전환 등 실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졸스의 경우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졸스는 지난 23일 2분기 잠정실적을 공시했는데,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을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졸스가 상한가를 기록한 배경이다. 또한 졸스는 현재 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졸스는 1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지피클럽이 새로운 최대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경영권 이전 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중대한 변화로 볼 수 있다.
코스닥시장 퇴출 위기에 직면한 바른손그룹의 두 상장계열사가 각기 어떤 행보를 이어나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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