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이른바 ‘근저당 매매’를 고리로 부동산 정책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수인에게 거액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사실상 대출 규제를 우회하기 위한 편법이라는 주장과 함께,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모순을 드러낸 사례라는 비판이다. 아울러 거래의 위법성 여부와는 별개로 일반 국민은 활용하기 어려운 사금융 거래 방식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적절성 문제로 공세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 장동혁 “일반인이면 세무조사로 탈탈 털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근저당 매매’ 논란이 단순한 부동산 거래를 넘어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규제로 집값은 폭등했고 전세는 사라졌다. 월세는 서민들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치솟았다”며 “대통령은 큰돈을 빌려줄 여유도 있고 거주하는 관저도 있지만, 그럴 수 있는 국민이 과연 몇 명이냐 되겠냐”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국세청의 대응도 함께 지적했다. 국세청은 지난 5월 19일 부동산 거래 과정의 불법·탈세 행위를 막기 위해 △대출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현금부자 △사인 간 채무 과다자 △시세차익을 노리고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다주택자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장 대표는 국세청이 이번 거래에 대해 별다른 조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일반 국민이었다면 세무조사를 받느라 몇 달을 탈탈 털렸을 것”이라고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매수인과의 관계를 둘러싼 의문도 나왔다. 장 대표는 “17억을 빌려준 것처럼 하고도 이자를 받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사람, 그 이자를 받지 않아도 전혀 아깝지 않은 사람, 나중에 집이 팔리면 그 돈을 고스란히 갚아줄 거라 믿을 수 있는 사람. 대통령과 도대체 어떤 관계냐”고 따져 물었다. 거액의 사인 간 거래가 이뤄진 만큼 통상적인 부동산 거래와는 거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번 논란은 이 대통령 부부가 공동명의로 보유하던 성남시 분당구 자택을 29억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등기부등본상 이 대통령이 매수인에게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정부가 시행 중인 고가주택 대출 규제를 우회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25억원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원으로 제한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청와대 대변인실은 21일 “대통령 부부는 부동산 시장 정상회 의지를 보이고 시세보다도 낮게 재건축으로 기대되는 이익을 포기하고 처분했다”며 진화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도 논평을 통해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막중한 국정 과제를 몸소 실천하고자, 처분 의무가 없는 유일한 자택마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했다. 기득권을 내려놓은 지도자의 희생적 결단”이라며 대통령을 옹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거래의 적법성 여부가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거래였는지’를 거듭 문제 삼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현행 대출 규제로는 일국의 대통령조차 자기 집 한 채를 팔기 어렵다는 방증”이라며 “불법이냐 아니냐를 떠나 국민들은 이런 방식으로 아파트를 매매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고 꼬집었고, 양향자 최고위원도 “보통 국민은 감히 엄두도 내기 힘든 특별하고 편법적이면서 도의적·정치적으로 맞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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