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1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거두며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쓸 전망이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은행의 자산 성장에 제동이 걸렸지만, 기업대출 확대와 순이자마진(NIM) 개선, 증권 계열사의 수익 증가가 빈자리를 메운 것으로 분석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이날 각각 오후 2시와 오후 4시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오는 24일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합산 순이익 전망치는 5조8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1조원을 웃돌아 지난해 세운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다시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별로는 KB금융이 3조8094억원의 상반기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신한금융은 3조3494억원, 하나금융은 2조4900억원, 우리금융은 1조6051억원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호실적은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금융과 비은행 부문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문턱을 높였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을 늘리며 이자수익 기반을 유지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NIM도 개선되면서 대출 성장 둔화 영향을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증시 활황도 실적을 끌어올렸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라 증권 계열사의 위탁매매 수수료가 늘었고,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도 회복세를 나타냈다. 은행 이자이익에 의존하던 금융지주의 수익 구조가 증권과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분기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는 KB금융이 43.0%, 신한금융이 34.5%를 기록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도 증권·보험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그룹 전체 수익성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순이익 규모보다 실적의 질과 향후 주주환원 여력에 쏠리고 있다.
금융지주의 핵심 자본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과 위험가중자산 증가에도 CET1 비율이 각 사의 관리 목표를 웃돌 경우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 있다.
건전성 관리도 주요 변수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중소기업과 취약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일부 대기업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금융지주들이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대손충당금을 얼마나 선제적으로 쌓을지도 향후 실적 흐름을 가를 전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지주 모두 향상된 이익 체력과 함께 하반기 추가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자본시장 호조로 창립 이래 비은행 계열사 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한 해가 될 전망이지만, 그럼에도 길어진 조정으로 멀티플이 상당히 하락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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