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성장하면서 제품의 품질 경쟁뿐 아니라 유통 관리 역량도 기업 경쟁력의 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생물학적 제제인 보툴리눔 톡신은 보관 온도와 유통 환경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비공식 유통망을 통한 제품 반출은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대웅제약(069620)은 23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불법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AI 기반 모니터링을 포함한 정품 유통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유통 전 과정을 관리해 비공식 유통을 최소화하고 환자 안전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현재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대상으로 정품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1월부터는 불법 유통이 확인될 경우 해당 거래처와의 거래를 영구 중단하는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파트너사의 제보를 통해 국내 판매용 나보타 일부가 무단 반출된 정황을 확인한 뒤 제조번호를 추적해 해당 의료기관과의 거래를 즉시 중단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일부 수입 거절 사례도 이 같은 비공식 유통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대웅제약은 공식 수출 제품은 FDA 규정에 따라 공급되고 있으며, 영문 표시 누락이나 신약허가신청(NDA) 미승인 등의 사유는 정상적인 수출 물량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불법 유통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2~8℃의 냉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생물학적 의약품으로, 적정 온도를 벗어나면 단백질 변성에 따른 약효 저하나 내성 발생, 염증 반응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제조 이후 유통 과정까지 관리가 중요한 이유다.
대웅제약은 생산부터 의료기관 공급까지 전 과정에 콜드체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운송 환경에 따라 최대 168시간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패시브 컨테이너와 자체 냉각 기능을 갖춘 액티브 컨테이너를 병행 운영하고 있으며, 실시간 온도 모니터링을 통해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 즉시 유통을 중단하는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제조사의 자체 관리만으로는 불법 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약품 불법 유통은 약사법상 처벌 대상이지만 실제 수사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거래 주체와 통관 기록, 거래 시점 등 구체적인 입증 자료가 요구된다. 기업이 확보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어 관계기관의 조사와 법 집행이 함께 이뤄져야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역시 올해 초 미국 FDA로부터 경고를 받은 국내 업체 7곳과 관련해 한국의약품유통협회와 국민신문고, 국민권익위원회 등에 신고를 접수했다. 다만 회사는 실질적인 조사와 조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의 해외 판매가 확대될수록 비공식 유통 시도도 함께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제조사의 추적 시스템뿐 아니라 행정기관과 수사기관의 대응 체계도 함께 고도화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기업의 자율적인 유통 관리와 공공기관의 조사·감독 기능이 맞물려야 환자 안전 확보와 의약품 유통 질서 확립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성수 대웅제약 대표는 "나보타 누적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를 노린 불법 유통 시도도 증가하고 있다"며 "환자 안전을 위해 정부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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