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화재 수사 전담팀 구성...경찰관 35명 투입해 원인 규명 착수

포인트경제
20일 인천 서해구 신석초등학교에서 바라본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여전히 연기가 솟아 나오고 있다. /뉴시스
20일 인천 서해구 신석초등학교에서 바라본 쿠팡 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여전히 연기가 솟아 나오고 있다. /뉴시스

[포인트경제] 인천의 대형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가 사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대규모 수사 인력을 투입해 본격적인 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20일 인천경찰청은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전담팀을 공식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 전담팀은 인천청 광역범죄수사대 소속 광역범죄수사1계와 중대재해수사계 등 정예 경찰관 총 35명으로 뼈대를 구축했다. 전반적인 수사를 지휘할 팀장은 장성윤 광역범죄수사대장이 직접 맡는다.

수사 전담팀은 최초 불길이 시작된 원인과 급격하게 화재가 확산된 구체적인 계기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을 예정이다. 특히 이날 오후 2시 기준까지도 진화 작업이 완전히 끝내지지 않음에 따라, 전담팀은 우선 현장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최초 화재 목격 상황과 초기 신고 경위, 물류창고의 평상시 소방 관리 상태 등을 전방위로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소방 당국의 진화가 완벽히 마무리되고 안전 점검을 거쳐 내부 진입이 가능해지는 시점부터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손잡고 현장에서 정밀 합동 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과거 이천 덕평 화재 처벌 사례 검토, 소방시설 고의 중지 여부 등 확인 예정

경찰은 지난 2021년 6월 발생했던 경기 이천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법처리 사례 등을 중요 참고 자료로 삼아 수사를 전개할 예정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덕평 물류센터 화재 사건과 관련해 방재실 근무 관계자들이 화재 경보를 무려 6차례나 고의로 중지시켜 초기 진화 골든타임을 지연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사법 조치했다. 해당 관계자 3명은 이후 진행된 1심과 2심 재판에서 모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최종 선고받은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선 현장 관계자들을 폭넓게 조사해 방화나 실화 등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 혐의점이 존재하는지부터 명확히 가려낼 것이라며, 이후 합동 현장 감식을 진행해 과학적인 기작으로 구체적인 발화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이달 18일 오전 6시54분께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처음 발발했다. 현재 소방 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상태를 엄격히 유지하며 진압 인력 812명과 펌프차 등 장비 231대를 현장에 쏟아부어 사흘째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랙 구조물 핑계 댄 불법 편법 복층 의혹, 창문 없는 밀폐 구조가 피해 키웠다"

한편 소방대원들의 내부 진입과 방수 작업을 극도로 어렵게 만드는 3단 선반식 적재 구조물(랙·RACK)의 실체가 사실상 천장과 바닥으로 차단된 편법 복층 구조물이라는 현장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현행 건축법상 건물 내부에 복층을 가설하려면 관할 지자체의 엄격한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물류창고의 랙 구조물은 건축물이 아닌 적재 설비로 분류되는 탓에 관련 규제와 인허가 대상에서 쏙 빠져 있어 대표적인 안전 사각지대라는 비판이 거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불이 난 쿠팡 32물류센터 6층은 당초 소방 당국이 발표한 단순 3단 선반 구조와는 내부 실상이 판이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물류창고는 건물 중앙의 차량 통행로를 축으로 양측에 대형 적재 공간(1~2구역, 3~4구역)이 나뉘어 있다. 복수의 현장 근무자들 증언에 따르면 이 적재 공간은 내부적으로 그라운드층, M1층, M2층 등 사실상 3개 층으로 쪼개져 있으며, 각각의 바닥과 천장이 하나로 견고하게 연결된 독립 층 형태를 띠고 있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32물류센터에서 20일 오전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욱이 각 층마다 별도로 물품을 진열하는 5단짜리 철제 선반이 길게 배치되어 있고, 성인 1명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미로형 통로 사이로 작업자들이 배정되어 상품을 다뤄왔다. 즉 층고 10m가량의 6층 내부에 단순 선반이 놓인 게 아니라, 사실상 3개짜리 간이 건물 층이 증축되어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외부에서 쏜 소방용수가 6층 바닥 구석까지 닿지 못하는 치명적인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으나, 소방 당국은 여전히 랙 구조물로만 파악한 채 진화 작전을 지속하는 실정이다. 특히 그라운드층을 뺀 나머지 2개 층에는 창문조차 설계되지 않아 내부 열기와 유독가스가 갇히며 진압을 방해하고 있다.

현장 내부 구조를 잘 아는 전직 근무자는 소방 당국이 단순 3단 선반 구조라고 브리핑하는 것을 보고 현장 실상과 동떨어진 진단이라 생각했다며, 자칫 구조를 오인하고 진입했다가 소방대원들이 고립되거나 크게 다칠까 봐 두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인허가 기관인 서해구청은 이에 대해 랙 구조물 역시 종류가 다양해 설치 공법에 따라 불법 증축 여부를 신중하게 따져봐야 한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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