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로 푼 정치(66)] 민주당 기탁금 논란의 쟁점

시사위크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인 김민석(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고민정 의원, 정청래 전 대표,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송영길 의원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2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 예비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당권주자인 김민석(왼쪽부터) 전 국무총리, 고민정 의원, 정청래 전 대표, 김보미 전 강진군 의원, 송영길 의원 등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김두완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을 둘러싼 논란이 기탁금 인하 결정으로 일단 봉합됐다. 당 지도부 선출에 필요한 기탁금이 과도하게 높아 정치 신인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이재명 대통령의 기탁금 인하 제안은 당무개입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후보 기탁금을 일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기탁금 논란의 쟁점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기탁금은 무엇이고, 왜 내야 하는가.

A. 기탁금은 선거나 당내 경선에 출마하려는 후보가 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관리 주체에 맡기는 돈이다. 후보의 진정성을 확인하고 무분별한 출마를 막기 위한 장치로 선거 비용의 일부를 충당하는 의미도 있다.

공직선거에서는 법률에 따라 후보 등록 때 기탁금을 내고 △유효투표의 15% 이상을 얻으면 전액 △10% 이상 15% 미만을 얻으면 절반을 돌려받는다. 정당 전당대회 기탁금도 취지는 비슷하지만 운영 방식은 다르다. 공직선거처럼 법률이 아니라 각 정당의 당헌·당규와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금액과 반환 기준을 정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은 공직선거와 달리 득표율에 따른 반환 제도가 없다. 따라서 납부한 기탁금은 성적과 관계없이 돌려받지 못한다. 이번 논란은 이러한 제도 자체보다 기탁금 액수가 지나치게 높아 정치 신인과 원외 인사의 출마를 가로막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에서 시작됐다.

Q. 왜 이번에 논란이 커졌나.

A.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에서 예비후보 등록 기탁금을 당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2,000만원으로 정했다. 최고위원 예비 기탁금은 직전 전당대회보다 크게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본경선까지 포함한 전체 기탁금 규모도 당대표 1억원(예비후보 등록 2,000만원+본경선 8,000만원), 최고위원 5,000만원(예비후보 등록 2,000만원+본경선 3,00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정치 신인과 원외 인사에게 지나친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당은 선거인단 증가와 전당대회 비용 확대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산정 기준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Q. 민주당만 기탁금이 높은 건가.

A. 국민의힘도 전당대회 기탁금을 받고 있다. 지난 2025년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 후보 기탁금이 6,000만원, 최고위원은 2,000만원을 책정했고, 만 45세 미만 후보자에게는 기탁금의 50% 감면 혜택을 뒀다. 별도로 선출하는 청년최고위원의 기탁금은 500만원이다.

민주당 역시 만 39세 이하 원외 청년 후보에게 예비 기탁금의 절반을 감면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청년 감면 제도가 있더라도 기본 기탁금 자체가 높으면 원외 정치 신인에게는 여전히 높은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전당대회 후보 기탁금을 일부 인하했다. 당대표는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최고위원은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전당대회 후보 기탁금을 일부 인하했다. 당대표는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최고위원은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각각 조정됐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Q. 돈이 없는 후보는 기탁금을 어떻게 마련하나.

A. 후보는 본인 자금으로 기탁금을 납부할 수 있고 정치자금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후원회를 통해 정치자금을 모을 수도 있다. 다만 문제는 현실이다. 정치자금법은 당대표 등 당내 경선 후보도 후원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후보는 후보 등록 이후 후원회 지정과 대표자·회계책임자 선임, 관련 서류 준비, 선거관리위원회 등록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처럼 후보 등록 직후 예비경선이 진행되는 일정에서는 후원회를 새로 만들어 기탁금을 마련할 시간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현역 국회의원은 기존 정치자금 운용 경험과 후원 기반을 갖추고 있어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이 수월한 편이다. 같은 기탁금이라도 원외 정치 신인과 현역 정치인이 체감하는 부담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Q. 그렇다면 정민철 후보의 개인 계좌 모금은 불가피했던 것인가.

A. 정민철 최고위원 후보는 기탁금 마련을 위해 개인 명의 계좌를 공개하고 후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후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되자 “법률 검토가 충분하지 못했다”며 개인 계좌 모금을 중단하고 후원금을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제도적 어려움과 별개로 정치자금법이 정한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보여준다. 후원회를 활용하기 어려운 현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개인 명의 계좌를 통한 공개 모금이 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Q. 정치권은 어떻게 반응했나.

A. 민주당 내부에서는 기탁금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염태영 의원은 “돈이 후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기탁금 재검토를 요청했다. 김민석 당대표 후보는 후보 자격이 자금력에 좌우돼서는 안 된다고 했고, 정청래 당대표 후보도 기탁금 인하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청년 후보의 부담을 언급하며 기탁금을 종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현직 대통령이 집권 여당의 전당대회 규칙에 공개적으로 의견을 낸 것은 당무 개입이라며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당원의 소속 정당 당직선거 의견 개진은 적법하고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인하 제안이 당무 개입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을 반박했다. / 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당원의 소속 정당 당직선거 의견 개진은 적법하고 정당한 정당 활동”이라며 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인하 제안이 당무 개입이라는 국민의힘의 비판을 반박했다. / 이재명 대통령 X 갈무리

Q.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은 법적으로 당무개입에 해당하나.

A.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 기탁금 인하를 공개 제안한 것은 사실상 집권 여당의 당무에 개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현행 헌법이나 정당법에는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당무에 의견을 밝히는 것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따라서 대통령의 발언만으로 곧바로 법률 위반이나 위법한 당무개입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법적 쟁점은 대통령이 의견을 밝힌 데 그쳤는지 아니면 대통령의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당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지시하거나 강제했는지에 있다. 후자의 경우에는 권한 남용이나 다른 법률 위반 여부가 문제 될 수 있지만 단순한 의견 표명과는 구별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 해석이다.

민주당은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의견을 낼 수 있으며 기탁금 조정 여부는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결정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공개 발언 자체가 당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당무개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Q. 기탁금 논란은 어떻게 마무리됐나.

A.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21일 당대표 후보 기탁금을 기존 1억원에서 8,000만원으로, 최고위원 후보 기탁금을 5,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각각 2,000만원씩 낮추기로 의결했다. 다만 이미 납부한 예비경선 기탁금은 유지하고 본경선 기탁금만 감액하기로 했다.

임호선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은 당 안팎에서 기탁금이 과도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재심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확정한 기탁금은 2020∼2022년 전당대회에서 적용했던 수준”이라며 “당원 증가로 온라인·ARS 투표 비용이 늘어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탁금을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차기 지도부에 당규상 기탁금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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