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이번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은 2023년 1월 이후 42개월 만에 이뤄진 첫 금리 인상으로, 금통위원 7명 전원 찬성으로 결정됐다. 이로써 한은은 완화 기조를 마무리하고 긴축 사이클에 들어갔다.
금리 인상은 고물가와 가계부채 증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이 동시에 확대되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최근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할 필요성도 이전보다 줄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은 그동안 여러 차례 긴축 전환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신현송 총재는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 이어 6월 창립기념사와 이달 국회 업무보고에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긴축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었다. 5월 회의에서 유상대·장용성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고, 당시 공개된 금리 전망에서도 대부분의 위원이 향후 기준금리가 현 수준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배경은 다시 높아진 물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한은 물가안정목표(2%)를 크게 웃돌았다. 생활물가 상승률도 같은 기간 3%대를 이어가며 체감물가 부담이 확대됐다.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불안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긴축 필요성이 커졌다. 지난달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7조6000억원 늘어 약 2년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에도 가계부채 증가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으면서 기준금리를 통한 수요 억제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경기 여건 역시 금리 인상을 뒷받침했다. 정부와 주요 해외 투자은행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0%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저금리 정책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다.

한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의 정책금리 격차는 지난해 12월 이후 유지돼 온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좁혀졌다. 연준은 현재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가 수출과 내수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국내 경제가 견조한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물가는 비용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측 압력도 점차 커지면서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한은은 "향후 통화정책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는 물가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흐름, 금융안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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