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책 마련을 주문한 지 하루 만에 금융당국이 대책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거래 일시정지 등 강도 높은 조치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아우르는 추가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6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가 다 같이 모여 (레버리지 ETF 대책을)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며 “보완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부분이 어느 정도냐의 문제”라며 “어디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을 위해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종합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 거론되는 거래 일시정지나 상장폐지 등 강도 높은 조치에는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시장에서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지만 그렇게 했을 때 더 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도입한 배경에 대해서는 “해외에서는 가능한데 국내에서는 안 되는 규제 비대칭성이 있었다”며 “국내 투자자가 해외에서 상품을 사게 하느니 국내 제도권으로 돌려 보다 투명하게 관리하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책임론에 대해서는 “금융시장에서는 항상 저희들이 최종 책임자”라며 “그런 부분은 응당 저희가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국내 증시 급등락의 근본 원인으로 글로벌 반도체주의 변동성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을 꼽았다. 그는 “반도체 산업이 슈퍼사이클로 빠르게 성장했고 주가도 짧은 기간 크게 올랐다”며 “관련 기대와 우려가 매일 교차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종목이 출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말 30%에서 현재 52~53%까지 커졌다”며 “반도체가 출렁일 때 국내 시장이 충격을 받는 면적도 넓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오후 열리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 이른바 ‘F4 회의’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보완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회의에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 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언급하며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잘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도 “시장 관리자로서 책임이 있다”며 제도 보완 필요성을 인정했다.
현재 시장에서는 기본 투자자 예탁금 상향과 사전교육 강화, 투자한도 설정, 리밸런싱 거래 분산 등이 유력한 대책으로 거론된다. 금융투자협회와 주요 증권사들은 기존 1000만원인 기본 예탁금을 높이고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는 자율 규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예탁금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급등락장에서 발생하는 기계적 매매와 시장 충격을 줄이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거래정지나 상장폐지, 레버리지 배수 축소 등 강한 규제를 적용할 경우 기존 투자자 피해와 시장 신뢰 훼손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상품 운용 구조와 거래 방식까지 손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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