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통합한 4년제 국군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에 창설하기로 했다. 미래전 환경에 대응할 합동형 장교를 육성한다는 취지지만, 군별 전문성 약화와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정책을 추진한다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당정은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마트강군 육성, 국군사관학교 창설방안 당정협의'를 열고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논의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육·해·공군 사관생도를 통합 선발해 자운대에서 4년간 함께 교육한다. 저학년 과정에서는 미래전 대비 역량과 공통 소양 교육을 강화하고, 고학년부터 각 군의 특성에 맞는 전공 심화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당초 1·2학년은 통합교육을 받고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전문교육을 받는 '2+2 방식'이 검토됐지만, 합동성을 높이기 위해 4년 통합교육안으로 방향을 잡았다.
대전 유성구 자운대에는 육군대학과 해군대학, 공군대학, 합동군사대학 등 군사 교육·훈련시설이 모여 있다. 정부는 자운대 시설이 완공될 때까지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를 임시 교육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시설은 군별 전문교육 등에 일부 활용할 예정이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AI와 드론, 사이버전, 우주 영역으로 전장이 확대되면서 군종별로 분리된 기존 장교 양성체계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군사관학교 설치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신규 교육시설 마련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생도 선발 방식과 최초 선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려면 별도의 설치법 제정도 필요하다. 정부는 공청회와 정책설명회 등을 거쳐 세부 교육과정과 기존 사관학교 활용 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정책 추진 과정도 논란거리다. 국방부는 지난 13일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며 특정 지역으로 이전이 결정됐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확정이라고 밝혔던 자운대 창설 방안이 사흘 뒤 당정협의를 거쳐 공식화된 셈이다.
국민의힘은 충분한 연구와 공론화 없이 통합이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군사 안보 문제만큼은 정책 실험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무리한 통합이 군 장병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군 전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육·해·공군 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예비역 단체도 같은 날 국회 앞에서 통합 반대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2000여명이 참석해 군별 정체성과 전문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기본계획의 원점 재검토와 연구용역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특히 해군과 공군 측은 바다와 공중·우주 환경에 특화된 교육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요환 전 육군참모총장도 사관학교 통합보다 군 간부의 복무 여건을 개선하고 우수 인재가 자부심을 갖고 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여당은 통합교육이 군의 합동성을 높이고 미래전 지휘관을 양성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반대 측은 사관학교 지원 감소와 중도 이탈의 원인이 기존 학교 체계보다 군인의 직업 전망과 인사·복무 여건에 있다며 통합의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국군사관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 국회 입법과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군별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통합교육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군 안팎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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