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업계 불황 속에도 선방한 실적을 내놨지만, 최근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지표 저하가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신용등급까지 조정되면서 부담이 더욱 커진 모습이다.
◇ 부담 커진 수익성·재무건전성 관리
하나자산신탁은 1999년 설립된 다올부동산신탁을 모태로 출발한 기업이다. 2010년 하나금융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
내부 출신인 민 대표는 2022년 3월 취임해 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시작된 해에 경영 지휘봉을 잡은 그는 업계 불황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내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잇따라 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신탁업계는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 손실 위험이 커지면서 수익성과 건전성 저하에 시달려왔다. 하나자산신탁 역시 순이익이 최근 몇 년간 줄어들긴 했지만 다른 금융지주 계열 신탁사 대비 선방한 실적을 내왔다. 무엇보다 최근 몇년간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신탁사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다. 이러한 성과는 그의 연임 배경으로 제시돼왔다.
다만 올해 들어선 출발이 좋지 못했다. 하나자산신탁은 1분기 순이익은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했다. 대손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됐다. 순익이 급감한 하나자산신탁은 1분기 지주 계열 순이익 1위 자리를 KB부동산신탁에 내줬다. KB부동산신탁은 올해 1분기 86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바 있다.
여기엔 최근엔 신용등급까지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달 26일 하나자산신탁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0’로 낮추고 등급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지표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배경으로 거론됐다.
한기평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은 신탁계정대여금과 고정이하자산 증가로 재무건전성 지표 저하가 이어지고 있다. 먼저 토지신탁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말 2,511억이던 신탁계정대는 2024년말 5,661억원으로 불어났다. 2026년 3월말 9,254억원(자기자본 대비 154%)으로 확대됐다.
신탁상품별 신탁계정대는 책임준공확약 관리형토지신탁이 4,50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차입형 토지신탁(혼합형 포함) 4,034억원 △정비사업 720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책임준공확약 관리형토지신탁인 신탁계정대 4,500억원이 전액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돼 있다. 또한 차입형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 중 3,001억원이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돼 있다고 한기평 측은 전했다.
한기평 측은 위험자산비중이 2024년 이후 85%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탁계정대 투입을 위한 차입 증가로 조정부채비율이 2023년말 28.2%에서 2026년 3월말 89.5%로 올라간 점도 짚었다. 여기에 대손준비금 적립 증가 등 영향으로 영업용순자본이 크게 감소해 잉여자본도 축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기평, 신용등급 강등… “수익성·재무건전성 지표 저하”
영업수익 저하,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도 우려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기평 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7.9% 감소한 248억에 그쳤고 영업순이익률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기평은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 지표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봤다. 한기평 측은 “2025년 신규 수주가 크게 증가했지만 정비사업 비중이 높아 실적 보완 효과는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전망”이라며 “금리 강세 등 부동산 시장에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과 신탁계정대 충당금 적립률이 16.1%로 경쟁사 대비 낮은 점을 감안하면 충당금적립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한기평은 2023년 이후 수주 비중이 증가한 차입형 토지신탁에서 신탁계정대 투입이 확대될 경우 재무 부담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책임준공확약 관리형토지신탁 사업장이 대부분 완공대 우발부채 리스크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준공 관리를 위해 투입한 신탁계정대 회수 추이를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하반기도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지면 부동산 개발 시장에선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과연 민 대표가 돌파구를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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