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공식 검토하고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참여하는 등 손해보험사 인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그룹이 확보한 보험 관련 상표는 '한국투자생명보험'뿐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마이데일리> 취재 결과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특허청에 '한국투자생명보험' 상표를 출원했다.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확인되는 '한국투자손해보험' 등 손해보험 관련 상표는 없다. 최근 손보 인수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명보험 상표만 먼저 확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 롯데손보는 "검토 중"…보험은 김남구 회장의 마지막 퍼즐
한투금융은 올초 예별손보 공개매각 절차에 참여했고, 지난달에는 조회공시를 통해 롯데손보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식 밝혔다. 보험사 인수설이 제기될 때마다 공식 확인을 피해왔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검토 사실 자체를 인정하면서 시장의 관심도 커졌다.
보험업 진출은 김남구 한투금융 회장이 수년째 추진해 온 그룹의 마지막 퍼즐이다. 증권 중심 사업 구조에 보험을 더해 장기 자금을 확보하고 자산관리(WM)와 연금 사업까지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보험사 M&A는 인수 가격보다 인수 이후 자본 확충 능력이 더 중요하다. 본지 분석 결과 한국투자금융의 올해 3월 말 기준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1.96%로 금융당국 관리 기준(130%)까지 추가 출자 여력은 약 7276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관련 기사 : ‘5조4262억 vs 7276억’ 롯데손보 실탄 경쟁…신한, 한투보다 8배 큰 출자 여력>
◇ 손보 인수전 한복판…준비한 이름은 '한국투자생명보험'
눈길을 끄는 것은 상표 전략이다. 한투금융은 현재 확인되는 보험 관련 상표로 '한국투자생명보험'만 확보했다.
이 상표는 지난해 5월 28일 출원됐다. 당시 시장에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매각이 추진되며 한국투자금융의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다.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이후 한투금융은 롯데손보와 예별손보 등 손해보험사 인수전에도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손해보험 관련 상표는 별도로 출원하지 않았다. 물론 상표 출원만으로 특정 보험사 인수 전략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손보 인수를 검토하면서도 생명보험 상표만 먼저 확보한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 생보도 여전히 선택지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생명보험 매물로는 BNP파리바카디프생명과 KDB생명이 있다. 특히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최근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건전성을 보강하면서 과거보다 인수자의 초기 부담이 줄었다. 반면 롯데손보는 지급여력(K-ICS)과 기본자본 K-ICS 규제 대응을 위해 인수 이후에도 수천억원에서 최대 1조원 이상의 추가 자본 투입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투금융은 해당 상표가 보험사 인수를 대비한 '사전적인 브랜드 확보 차원'일 뿐 특정 보험사나 생명보험 중심 전략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보험사 인수를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만큼 미리 준비해 두는 차원"이라며 "시장에 나오는 보험사들을 전반적으로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예별손보 입찰 당시 한국투자금융이 예금보험공사에 요청한 지원 금액은 1조 후반대로 알고 있다. 결국 1조 초반대를 제시한 OK금융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며 "손해보험사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한투금융은 메리츠금융그룹과 유사한 사업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보험료를 기반으로 장기 자금을 확보하면 증권과 자산운용 중심의 투자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며 "현재 남아 있는 대형 생명보험 매물은 사실상 KDB생명 정도다. 생명보험 상표를 먼저 확보한 점까지 감안하면 장기적으로 생명보험사도 중요한 선택지일 수 있다는 해석이 업계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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