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국내 대기업 집단이 중소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하도급대금의 현금성 결제 비율이 98%를 웃돌고, 열 칸 중 여덟 칸 이상은 한 달 이내에 신속하게 집행되는 등 대금 결제 관행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원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하반기 하도급대금 결제조건 공시 이행 점검’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이 기간 92개 대기업 집단 소속 1417개 사업자가 집행한 하도급대금 지급 금액은 총 89조1000억원에 달했다. 하도급 거래 전반의 청결도를 보여주는 현금결제비율은 평균 84.71%를 기록했으며, 어음대체결제수단 등을 포함한 현금성결제비율은 평균 98.35%로 집계되어 상생 결제 기조가 현장에 안착했음을 보여줬다.
현대차·삼성 순으로 대금 지급 많아… 29개 집단은 '100% 전액 현금'
기업집단별로 살펴보면 현대자동차가 11조2000억원으로 하도급대금 지급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삼성(8조9500억원), HD현대(5조5800억원), 한화(5조3700억원), 엘지(4조7700억원) 순으로 대금 지급 규모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한국지엠, 한진, BS, 네이버 등 전체 조사 대상의 31%에 달하는 29개 대기업 집단은 하도급대금 전액(100%)을 순수 현금으로만 지급해 협력사 자금난 해소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현금결제비율이 가장 저조한 곳은 KG(24.51%)였으며 하이트진로(26.37%), 엘에스(34.36%), 두산(39.59%) 등이 뒤를 이어 자금 결제 수단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법정 기한 절반인 '30일 내 지급'이 86%… 일부 건설·유통은 지연 지급 잦아
대금 지급 속도 면에서도 긍정적인 지표가 확인됐다. 하도급법상 규정된 법정 지급 기한인 60일의 절반 이하인 '30일 이내'에 대금을 치른 비율이 86.41%에 육박했다. 구체적으로는 10일 이내 지급이 46.45%, 15일 이내가 66.82%로 조사되어 전체 대금의 3분의 2 이상이 보름 안에 협력사에 전달됐다. 유코카캐리어스와 파라다이스는 10일 내 지급 비율 100%를 기록했고, 엘지(80.96%)와 삼성을 비롯한 8개 집단은 대금의 70% 이상을 열흘 안에 집행하는 빠른 정산 리더십을 보였다.
하지만 법정 기한인 60일을 초과해 늑장 지급한 대금도 0.16%에 달하는 1389억원 규모로 상존했다. 집단별로 보면 이랜드가 14.02%로 60일 초과 지급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대방건설(10.11%), SM(5.4%), 교보생명보험(2.94%), KG(2.51%) 순으로 지연 지급 비중이 컸다. 한편 협력사와의 갈등을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해 운영 중인 원사업자는 10.2%(144개) 수준에 그쳐 제도 확산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SK 계열 등 '공시 의무 패싱' 3개사 과태료 처분
공정위는 이번 이행 점검 과정에서 하도급대금 결제조건을 정해진 기한 내에 공시하지 않거나 허위 처리를 한 보이스루, 스튜디오원픽(이상 카카오 계열), 원폴(에스케이 계열) 등 3개사에 대해 각각 400만원의 과태료 부과 조치를 완료했다. 이외에 단순 누락이나 오기가 발견된 31개 사업자에 대해서는 정정 공시를 하도록 지도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하도급대금 공시 제도가 중소 수급사업자의 협상력을 높이고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점검에서 60일 법정 기한을 초과해 대금을 늦게 준 금액이 많은 대기업 집단을 중심으로 지연이자 지급 여부 등을 추가로 정밀 점검하는 등 불공정 거래 관행에 대한 감시 수위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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