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시행에 돌입한지도 어느덧 4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자사주 보유 비중이 46.15% 달하는 일성아이에스는 아직 잠잠하기만 하다. 어떤 식으로든 대응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언제, 어떤 움직임에 나설지 주목된다.
◇ 맞교환 이후 움직임 없어‥ 자사주 비중 ‘46.15%’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후보 신분이던 지난해 4월 금융투자업계와의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앞서도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하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온 이재명 대통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하며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자사주를 콕 짚어 강조한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사주는 주주가치 제고와 직결되는 요소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기업가치는 그대로인 가운데 주당 가치가 오르게 된다. 가장 직접적인 주주환원책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이면도 존재해왔다는 점이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하며 경영권 방어나 승계 등에 활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주주가치를 오히려 훼손하는 일이었다.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 뒤에는 공약 이행이 신속하게 이어졌다. 당선 후 첫 공식 외부일정으로 한국거래소를 찾았고, 주주권리를 강화하는 차원의 상법 개정이 잇따랐다. 이어 지난 2월엔 ‘더 센 상법’이라 불린 3차 상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해 3월부터 곧장 시행에 돌입했다.
3차 상법 개정의 핵심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던 ‘자사주 소각 의무화’다.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법 시행 이전에 보유 중이던 자사주도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소각이 의무화된다. 물론 자사주를 ‘무조건’ 소각만 해야하는 건 아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처분할 수 있는 예외규정도 마련돼있다.
이처럼 후보 시절부터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예고되고 실제 도입되면서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에 이목이 쏠리는 한편, 여러 대응 움직임도 나타났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는가 하면, 자사주를 처분하거나 선제적으로 소각하는 등의 조치가 잇따른 것이다.
코스피상장 제약사인 일성아이에스도 그중 하나였다. 일성아이에스는 당초 자사주 보유 비중이 48.75%에 달했다. 이에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 11월엔 삼진제약과 약 8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을 단행했다. 2.6%의 자사주를 ‘우군’에게 넘긴 것이다.
이 같은 주식 맞교환을 기점으로 더욱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있었으나 일성아이에스는 이후 잠잠한 모습이다. 그 사이 3차 상법 개정안이 통과 및 시행됐지만 여전히 46.15%에 달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자사주 보유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약간의 온도차는 감지된다. 일성아이에스는 2024년 사업보고서에선 자사주 처분 및 소각 계획에 대해 “계획은 없지만 향후 경영 환경 및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시장 상황과 재무적 여력 등을 고려해 필요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는 “구체적인 장기 추가 취득, 처분, 소각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지만,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경영여건 및 경영전략, 시장동향 및 주주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 활용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1분기 보고서를 통해선 “향후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 재무구조 개선 등의 목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나 추후 시장상황, 회사의 재무구조 및 관계법령의 변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코자 한다”며 “자사주 관련 법령 개정에 따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자사주 관련 계획 등을 문의하고자 했으나 일성아이에스 측 회신을 받을 수 없었다.
물론 일성아이에스가 자사주를 지속 보유하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다. 하지만 정관상 근거를 마련해 매년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명분 또한 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여러모로 까다로울 뿐 아니라 정부 기조와 엇갈리고, 자사주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부담 또한 클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자사주 정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언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