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게임업계에서 신작 흥행 못지않게 주가와 주주환원이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대형 신작의 판매 성과만으로 기업가치 재평가가 따라오지 않자 상장 게임사들이 자사주 소각과 배당, 자사주 매입을 앞세워 주주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보유 중인 자사주 85만4009주 가운데 약 60%인 50만주를 오는 15일 소각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2020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 카카오게임즈, 첫 자사주 소각
이번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하는 방식이다. 자본금 감소 없이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구조다. 소각이 완료되면 카카오게임즈의 보유 자사주는 35만4009주로 줄어든다.
카카오게임즈는 남은 자사주 일부를 임직원 대상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 운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기업가치와 장기 성과를 보상 조건에 반영해 임직원과 주주의 이해관계를 맞추겠다는 취지다.
주주환원 재원 마련 방안도 검토한다. 카카오게임즈는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늘어나면 향후 배당이나 추가 환원 정책을 펼칠 여지가 커진다.

◇ 펄어비스, 흥행 뒤 남은 주가 숙제
펄어비스도 주주환원 카드를 꺼냈다. ‘붉은사막’이 글로벌 누적 판매량 600만장을 돌파했지만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다. 신작 흥행이 곧바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 않자 회사가 직접 주주와의 소통에 나선 것이다.
펄어비스는 지난 7일 경기 과천 본사에서 주주간담회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발표했다. 회사는 매년 연간 100억원과 당기순이익의 10% 중 큰 금액을 배당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도 추가 매입한다.
앞서 펄어비스는 보유 자사주 280만3945주 중 약 절반인 140만3945주를 지난달 12일 소각하기로 했다. 소각 규모는 6월 8일 종가 기준 약 540억원이다. ‘붉은사막’ 흥행 성과를 주주환원으로 연결해 시장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후 즉시 소각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펄어비스는 자사주 매입이 신탁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 만큼 향후 이사회에서 재무 구조와 투자 계획, 주주환원 효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게임주의 새 시험대 된 주주환원
주주환원 경쟁은 일부 기업에 그치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총 1조원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한다. 3000억원 규모 현금배당과 7000억원 이상 자사주 취득·소각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넷마블도 보유 자사주 전량 소각과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 강도를 높이고 있다. 신작 라인업과 실적 개선 기대감만으로는 주가를 방어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게임사들의 자본시장 대응 방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주는 신작 출시 일정과 초기 흥행 성적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흥행작을 내도 장기 매출 지속성, 이익 기여도, 주주환원 정책까지 함께 확인하려는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이제 게임사의 평가는 신작이 얼마나 팔렸는지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벌어들인 현금을 어떻게 투자하고 주주에게 얼마나 돌려줄 수 있는지가 기업가치의 중요한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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