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시대를 대표하는 악당을 섬기기 위해 긴 여정을 이어온 미니언즈. 외눈박이 거상과 미라·해적·고대 군주·마법사까지 역사 속 악당들을 찾아다녔지만 번번이 실패한 이들은 1920년대 할리우드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영화 촬영장에 들어선 미니언즈는 예기치 않은 소동을 벌이지만, 오히려 제작자들의 눈에 띄며 무성영화 스타로 떠오른다.
그러나 유성영화 시대가 열리면서 미니언즈의 장점이었던 몸짓과 표정 연기는 한계를 맞고 이들은 점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다. 하지만 영화의 매력에 푹 빠진 제임스는 포기하지 않고 몬스터 영화 제작이라는 새로운 꿈을 품는다. 최고의 몬스터 영화를 만들기 위해 헨리·에드와 함께 전설 속 몬스터를 찾아 나서면서 상상은 현실이 되지만, 세상은 또 한 번 거대한 소동에 휘말린다.
영화 ‘미니언즈 & 몬스터즈’는 데뷔작으로 천만 관객 거장 감독이 되고 싶은 미니언즈 제임스·헨리·에드의 몬스터를 찾아 떠나는 어드벤처다. 일루미네이션의 대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시리즈의 스핀오프이자, 원작을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한 ‘미니언즈’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다.
‘슈퍼배드’와 ‘미니언즈’ 시리즈를 이끌어온 피에르 꼬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위키드’ 시리즈와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음악을 담당한 존 파월 음악감독이 합류해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앨리슨 제니·제프 브리지스·제시 아이젠버그 등이 목소리 연기에 참여해 화려한 보이스 캐스트를 완성했다.
전작들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보완한 결과물이다. 특히 전편인 ‘미니언즈2’는 ‘미니언즈’라는 영화 제목과 달리 주인공인 미니언즈의 존재감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미니언 외 불필요한 캐릭터와 여러 갈래로 뻗는 서브플롯이 중심 이야기를 흐리면서 미니언즈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시리즈 중 가장 빈약한 서사도 단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완전히 다르다. 미니언즈 특유의 개성과 유쾌한 에너지가 극 전반을 이끌며 팬들이 기대했던 활약을 한층 밀도 있게 담아낸다. 우리가 사랑한 이들의 매력을 어느 때보다 꽉 채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서사 역시 이전보다 탄탄해졌다. 단순히 소동을 반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고뭉치로 여겨지던 제임스가 자신의 상상력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중심축으로 삼는다. 여기에 그의 가능성을 믿고 함께 꿈을 키워가는 헨리와 에드의 관계가 더해지면서 우정과 성장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세 미니언이 최고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특유의 슬랩스틱과 좌충우돌 소동이 어우러져 끊임없이 웃음을 자아낸다. 소동극 속 잔잔한 울림도 있다. 거창한 메시지를 앞세우지는 않지만 함께 꿈을 꾸고 서로를 믿어주는 우정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따뜻한 여운을 남긴다.
피에르 꼬팽 감독 역시 “내게 가장 중요했던 것은 이들의 우정”이라며 “풍부한 상상력을 지닌 미니언 제임스가 상상을 현실로 바꾸고 그런 그를 믿어주고 도전할 용기를 주는 미니언 헨리와 에드 등 친구가 곁에 있다면 꿈을 좇는 여정이 한결 덜 두렵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192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한 점도 매력을 더하는 이유다. 무성영화 시대의 촬영 현장과 영화 제작 과정을 녹여내며 이전 시리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해럴드 로이드와 버스터 키튼, 찰리 채플린 등 초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코미디를 떠올리게 하는 연출부터 당시 영화의 조명과 화면 구성, 슬랩스틱의 리듬까지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이러한 오마주는 단순한 패러디에 그치지 않는다. 당시 영화의 미학을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해 영화를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관객도 함께 경험하게 만든다. 영화사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반가운 오마주를 발견하는 재미를, 그렇지 않더라도 한 편의 고전 코미디를 보는 듯한 낭만을 느낄 수 있다. 러닝타임 90분,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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