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전 좋은 유격수는 아니었고요.”
KIA 타이거즈가 간판스타 김도영(23)을 내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쓰려고 하는 건 이범호 감독이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 아니다. 지난 오프시즌부터 충분히 숙고한 결과다. 구단도 이범호 감독의 결정에 전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건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과 반대로 현역 시절 유격수에서 3루수로 이동한 케이스라는 점이다. 물론 김도영도 고교 시절까지 유격수를 봤기 때문에 유격수에서 3루수로 이동했던 케이스다. 그러나 프로에서의 포지션 변경은 이범호 감독과 정반대인 건 맞다.
이범호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건 김도영의 다리다. 올해 건강하게 전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데뷔할 때부터 부상이 잦았다. 작년에는 햄스트링을 세 번이나 다쳤다. 그래서 유격수 포변을 올해가 아닌 내년을 생각하는 것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건강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방침이다.
어쨌든 유격수는 3루수보다 할 일이 많다. 김도영이 다시 유격수 감각을 깨우고, 또 프로 수준의 타구를 유격수 위치에서 꾸준히 받아봐야 한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 김도영이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물론 이범호 감독은 건강한 김도영이라면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이범호 감독은 웃더니 “저는 좋은 유격수는 아니었고요. 실수가 넘쳐나는 유격수였기 때문에 3루로 옮겼다. 그때 (한화가) 알렉스 로드리게스로 키우려고 하다 실패하고…”라고 했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유격수로 뛴 2004년에 실책 30개를 범했다. 이후 3루로 옮겨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공수겸장 3루수 길을 걸었다.
이범호 감독은 이후 “유격수가 (3루수보다)훨씬 신경 쓸 게 많다. 작전으로 해야 할 것도 많고, 1,3루면 3루수는 무조건 베이스 옆에만 있으면 된다. 유격수는 좌선상으로 가야 하고, 좌중간, 우중간 다 뛰어 가야 한다. 우선상으로 가도 2루로 갈지 3루 선상에 있을지 오만가지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 굉장히 복잡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그걸 매 경기 중심타선을 치면서 해야 하니까. 그걸 계속 했으면 부침이 덜할 텐데 갑자기 하다 보면 굉장히 체력소모가 많이 되죠. 도영이가 유격수로 가도 될 정도의 핸들링도 갖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부침이 있을 확률이 있다. 그게 조금 신경 쓰인다”라고 했다.

일단 올 시즌은 건강하게 잘 마치는 게 중요하다. 김도영도 아시안게임에 나가기 전까지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다. 아시안게임, 그리고 KIA의 포스트시즌까지 무사히 치르고, 마무리캠프에 충분히 쉰 뒤 내년 1월 말 스프링캠프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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