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서울發 삼성전자 쇼크…태평양 건너 美 반도체주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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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급락한 여파가 태평양을 건너 미국 반도체주 투자심리까지 흔들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급락하면서 서울에서 시작된 충격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반도체주 투자심리까지 흔들었다. 월가가 AI 메모리 업종 전반의 기대치를 재조정하기 시작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약세를 이어가며 코스피가 2% 넘게 하락 출발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3.83포인트(2.66%) 내린 7452.48에 장을 시작했다. 장 초반에는 7350선까지 밀리며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과 연기금이 순매수에 나섰지만 적극적인 매수세는 나타나지 않았고, 개인 투자자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 안팎 하락했고, AI 수혜 기대감으로 최근 급등했던 SK스퀘어와 삼성전기도 7~8% 급락했다. 내수 회복 기대를 반영하며 상승세를 이어오던 유통주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롯데쇼핑이 10% 넘게 떨어졌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약세를 나타냈다.

앞서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기술주를 중심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76포인트(0.25%) 내린 5만2925.15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58포인트(0.45%) 하락한 7503.85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02.47포인트(1.16%) 떨어진 2만5818.69로 장을 마감했다.

조정의 중심에는 반도체주가 있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5% 급락했고, 마이크론은 4%대, 샌디스크와 마벨테크놀로지는 7%대 하락했다. AMD는 6% 넘게 밀렸고 인텔은 10% 가까이 급락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강보합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미국 언론도 삼성전자발 충격에 주목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전자의 장밋빛 전망은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며 "삼성전자 주가 하락이 코스피지수를 5% 가까이 끌어내렸고,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주 매도세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월가는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가 아니라 AI 메모리 업종 전반에 대한 기대치 조정의 신호로 받아들였다.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마이크 베일리 리서치 디렉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급증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만큼 투자자들의 높아진 기대감이 현재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전날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의 사상 최대 수준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6.92% 급락했다. 시장은 실적 자체보다 AI 투자 확대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속도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에 무게가 실렸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가 역시 이번 하락을 '실적 쇼크'가 아닌 높아진 기대치에 대한 조정으로 해석하고 있다. HBM과 D램을 중심으로 한 AI 메모리 수요는 여전히 견조하지만, 투자자들은 이제 실적보다 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과 밸류에이션을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등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선박 피격 이후 미국이 이란산 원유 판매와 관련한 제재 예외를 철회하면서 유가가 상승했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약화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 차익실현에 그칠지, 아니면 AI 투자 사이클에 대한 기대치 재조정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낙폭을 만회하며 반도체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가 향후 국내외 증시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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