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금융감독원이 증시 활황 속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가 금융권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금융투자업계에 소비자 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신용융자 잔액이 37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반대매매 규모도 석 달 만에 두 배로 불어나자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경고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제3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열고 최근 증시 과열에 따른 소비자 위험 요인을 집중 점검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가계 금융자산이 특정 자산군에 지나치게 편중되거나 감내 가능한 수준 이상의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면 높은 손실 위험에 노출될 뿐 아니라 가계 재무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런 시장 상황일수록 금융회사는 새로운 금융상품을 설계·제조·판매할 때 소비자 위험요인을 더욱 면밀히 점검하고 고객 자산의 리스크관리자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용융자 37조 돌파…반대매매도 두 배 급증
금감원이 가장 주목한 부분은 빠르게 늘어나는 빚투 규모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도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3월 말 32조9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37조3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증가했다.
손실이 현실화되는 반대매매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미수거래 관련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3월 262억원에서 지난달 52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개인투자자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지난 5월 27일부터 6월 22일까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8조9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해당 상품의 매매회전율은 105.3%,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6000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반대매매가 늘면서 투자자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빚투 유도 영업도 점검"…레버리지 ETF 마케팅 살핀다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에 레버리지 투자 구조와 위험성을 소비자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주문했다.
특히 사실상 빚투를 유도하는 형태의 영업 관행이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서도 시장 영향과 운용사의 과도한 마케팅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금감원도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는 등 본연의 역할을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 해킹·카드 부정결제·불법 대부업도 소비자 위험으로 관리
금감원은 이날 협의회에서 최근 발생한 증권사 해킹 사고와 카드 부정결제 사례 등도 주요 소비자 위험 요인으로 점검했다.
해외투자자 상임대리인 업무를 수행하는 국내 증권사 직원의 이메일이 해킹돼 투자자 자금이 무단 인출된 사건과 관련해서는 즉시 검사에 착수했으며, 확인된 내부통제 취약점을 업계에 공유해 보안 강화를 주문했다.
최근 소비자 동의 없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챗GPT 유료 멤버십이 결제되는 등 카드 부정결제 사고가 잇따른 것과 관련해서는 금감원과 카드사, 여신금융협회가 참여하는 '카드 부정결제 사고예방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의료·법률 서비스 업체가 소비자의 과잉 보험 이용을 유도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차량을 불법 담보로 잡고 고금리를 받는 대부업체에 대해서도 지방자치단체 특별사법경찰과 합동 단속을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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