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윤혁 기자 국민의힘이 ‘장윤기 사건’ 수사팀장 긴급체포 사태를 고리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번 사건을 경찰 수사의 구조적 허점을 드러낸 사례로 내세우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정부·여당의 검찰개혁에 맞서 ‘국민 안전 및 경찰 견제’ 프레임을 앞세우며 여론전에 나서는 모양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에) 체포된 수사팀장은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에서 발견된 일부 증거물을 가족에게 넘겨줬다는 증거 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경찰의 부실 수사가 아니라, 경찰의 삐뚤어진 내부 유착 문제가 더해진 고의적 범죄 은폐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장윤기 사건을 담당했던 광주 광산경찰서 소속 A 경감이 전날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된 사실을 겨냥한 것이다.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A 경감은 지난달 5일 사건 직후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한 차량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일부 증거물을 가족에게 넘긴 혐의(증거 인멸)를 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 과정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가 사건의 진상 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점을 조명했다. 당초 경찰은 장윤기를 단순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이 여러 정황을 종합해 성범죄 목적을 인정했고 강간 살인 혐의로 변경해 재판에 넘겼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검찰의 보완수사가 아니었다면 사건의 진상이 영영 은폐됐을지도 모른다”며 “이런 상황에서 범죄 수사를 경찰에게만 맡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 원내대표의 발언은 ‘경찰의 수사 독점 위험성’과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동시에 부각하며 검찰개혁의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그는 “경찰에게는 수사권 독점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이 필요하다”며 “경찰이 범죄 수사 역량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회복할 때까지 보완수사권 폐지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보완수사권 등 범죄수사 시스템 개편 논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 테이블 개최를 제안하기도 했다.
김미애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보완수사권 유지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필요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며 “범인을 잡아야 할 경찰이 오히려 수사 대상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수사권을 독점시키고 검찰의 보완수사권까지 폐지하자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제도냐”고 따져 물었다.
다만 이러한 비판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폐지 기조를 수정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지난달 검찰개혁 관련 입법 논의를 국회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이 검찰개혁 완수를 요구하는 당내 강경 기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의 신뢰성과 검찰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둘러싼 여야 공방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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