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살 박상하는 오늘도 배구를 배운다, ‘절친’ 문성민의 새 도전에 “유튜버로서 승승장구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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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박상하./KOVO 제공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요즘 배구가 재밌다. 더 배운다는 생각으로 뛴다.” 1986년생 박상하의 롱런 비결이다.

박상하는 2008년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드림식스 지명을 받았다. 우리캐피탈, 우리카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을 거쳐 2024년 KB손해보험에 둥지를 틀었다. 현재 자신의 16번째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학진이 어머님과 다섯 살 차이다”고 말하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박상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작년 고교생 신분으로 V-리그 문을 두드린 ‘막내’ 이학진은 2007년생으로 박상하와 스물한 살 차이다. 그럼에도 박상하는 후배들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다.

동시에 배구를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팀 균형을 맞추는 등 스스로 팀 공헌도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박상하는 “작년에는 신체적으로 떨어지고 있어서 플레이 스타일을 빠르게 가져가려고 했다. 또 유효블로킹을 강조하셔서 준비를 했는데 잘 됐던 것 같다. 요즘 배구를 재밌게 하고 있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뛴다”고 밝혔다.

그 변화에 대해서는 “2, 30대에는 워낙 몸이 좋았기 때문에 유럽 배구를 더 추구했던 것 같다. 유럽 배구에 대한 갈망도 있었기 때문에 이를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30대를 지나면서 스피드에 초점을 맞췄다. 예전만큼 상대 견제가 들어오지 않는다. 슬픈 현실이다. 그래서 빠르게 때리자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지금 미들블로커 후배들한테는 내 플레이를 보지 말라고 한다. 지금 그 선수들은 점프력이나 타점이 좋기 때문에 멀리 바라보고 때리라고 한다”며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다만 그도 바꾸지 못한 점이 있다. 서브다. 박상하는 “더 이상 ‘소녀 서브’라는 말을 들을 수 없다. 나도 강하게 넣고 싶다. 젊은 미들블로커들을 보면 서브가 굉장히 좋다. 세계적인 미들블로커 선수들도 서브를 강하게 때린다”며 “지금보다 서브 효율을 높이고 싶다”며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KB손해보험 베테랑 미들블로커 박상하가 2월 4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OK저축은행 원정 경기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KOVO 제공

2003년생 미들블로커 이준영과의 케미스트리도 돋보인다. 박상하는 후배를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박수를 보내고 있다. 그는 “사실 후배들에게 고맙다. 얘기를 하면 잘 들어준다. 작년에도 이준영에게 쏟아 붓는 시간이 3할 이상이 된다.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다. 준영이도 훈련 영상을 보내주면서 어떤지 봐달라고 한다. (차)영석이도 근처에 살아서 3명이 같이 배구 얘기도 많이 한다. 후배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도 자극을 받는다”며 후배들을 향한 진심을 표했다.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배구 지도에도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박상하에게는 또 다른 변화다.

박상하의 배구는 KB손해보험에서 계속된다. 박상하는 “은퇴할 나이를 정해놓고 뛰진 않을 거다.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내일이라도 은퇴해도 후회는 없을 것 같다”면서 “그래도 KB손해보험에서 우승을 하고 싶은 욕심은 있다. 여기서 좋은 후배들과 잘 마무리를 하고 싶다”며 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 가운데 박상하는 V-리그 역대 통산 블로킹 941개 성공으로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국전력 신영석(1414개), 은퇴한 이선규(1056개), KB손해보험의 하현용 감독대행(1018개), 현대캐피탈 최민호(945개)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블로킹 득점을 기록했다.

박상하는 1000블로킹 달성을 놓고 “예전에는 기록 욕심이 강했다. 지금은 줄어든 것 같다. 전성기 때는 (신)영석이랑 비슷했는데, 너무 치고 가더라. 그 당시에도 (이)선규 형 넘어서는 게 목표였다. 그동안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이 있어서 아쉬웠다. 나이가 들면 부상이 가장 큰 스트레스다”며 “영석이는 못 잡을 것 같은데 선규 형은 넘어보고 싶다”며 굳은 결의를 드러냈다.

(왼쪽부터) 문성민과 박상하, 황택의가 2025년 12월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2025-2026 V-리그 정규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KOVO 제공

동갑내기이자 ‘절친’ 문성민은 2025년 은퇴 이후 현대캐피탈 코치로 합류했고, 올해는 유튜버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무늬만 문성민’이라는 채널을 개설해 그동안 선수 시절 볼 수 없었던 유쾌한 예능감과 솔직한 입담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지켜본 박상하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 멋지다고 생각한다. 알고 지낸지 25년 정도 됐다. 원래 그런 성향을 갖고 있었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그 모습이 다시 나오고 있다. 유튜버로서 승승장구하길 바란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박상하도 다시 코트 위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40대 배구 역시 새로운 도전이다. 나이가 들면서 준비할 게 더 많아진다. 언제부터인가 경기장을 가면 긴장을 하더라. 지난 시즌 개막전 때도 손에 땀이 많이 났는데, 후배들이 그걸 보고 놀리더라. ‘나이 먹어봐’라고 말했는데, 예전에 여오현 코치님도 그러셨다. 눈으로 보이는데 몸이 제 뜻대로 안된다고 하셨다”며 “훈련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훈련 영상부터 해외 영상까지 많이 보고, 계속 생각을 하면서 배구의 깊이가 더 생기는 것 같다. 기량은 떨어질 수 있지만 깊이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했다. 관록의 노련함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마흔 살 배구’를 하고 있는 박상하에게 2026-2027 역시 또 다른 도전이다. 그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여전히 팀을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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