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뷰티계의 다이소” 오프뷰티, 1년 새 45곳 늘어…연매출 1000억 겨냥 ‘초저가 전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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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입구에 강렬한 보라색 외벽으로 시선을 끄는 오프뷰티 광장시장점 전경.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올리브영보다 싸네.”

3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입구의 오프뷰티 1호점. 스위스에서 여행을 왔다는 20대 커플은 선크림과 색조 화장품을 둘러보다 가격표를 보고 발걸음을 멈췄다. “다른 뷰티 매장보다 훨씬 저렴하다”며 제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미국에서 온 어린이 관광객도 틴트와 볼터치 제품을 꼼꼼히 비교하며 쇼핑을 이어갔다.

‘창고형 뷰티 아울렛’을 내세운 오프뷰티가 빠르게 외을 키우며 새로운 유통 채널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연내 목표는 80호점, 오는 8월에는 몽골 첫 해외 매장도 오픈할 예정이다.

오프뷰티 1호점 광장시장점 내부. 외국인 고객들이 화장품을 쇼핑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오프뷰티 1호점 광장시장점 내부. 보라색 플라스틱 크레이트(상자)를 활용한 창고형 진열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방금숙 기자

운영사는 대명화학 산하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이다.

대명화학은 마뗑킴, 세터, 마리떼 프랑소와 저버 등을 키운 패션·물류 기업이다. 지난 2024년 화장품 유통사 ‘모스트’와 유통 플랫폼 ‘올그레이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자체 도심형 뷰티 아울렛 오프뷰티를 선보이며 뷰티 유통 사업에 뛰어들었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2억원으로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연매출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외형 확장과 동시에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점한 1호점 광장시장점은 외국인 비중이 70%, 월 매출 4~5억원을 기록하며 초기 성장 동력이 됐다. 이후 망원시장, 성남중앙시장 등 전통 상권을 거쳐 성수·명동 등 핵심 상권으로 확장됐다.

광장시장점 관계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며 “마스크팩과 건강기능식품이 수요가 높고,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상품 구색을 확대하고 발주 물량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뷰티 청계광장시장점 전경. /방금숙 기자매장 앞에 '국내 최초 창고형 뷰티아울렛 UP TO 90%' 문구가 적혀 있다. /방금숙 기자

이후 대구, 부산, 제주까지 진출하며 전국구로 몸집을 키웠다. 이날도 서울 익선동에 신규 매장을 열었고, 모다아울렛 구리남양주점에도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며 출점 전략도 다변화하고 있다.

오프뷰티는 큐레이션 중심의 기존 H&B 스토어와 달리 재고 기반 초저가 유통을 전면에 내세운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핵심 경쟁력은 가격 구조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로부터 전략적 재고를 직접 매입하는 ‘완사입’ 방식과 병행수입을 결합해 유통 단계를 최소화했다. 전략적 재고는 패키지 리뉴얼, 생산량 조정 실패 등으로 발생한 물량이다.

이를 통해 정가 대비 최소 20%, 유통기한 임박 제품은 최대 90%까지 할인 판매한다. 마스크팩, 색조, 스킨케어 제품 등이 절반 이하 가격에 판매되며 즉각적인 소비를 유도한다.

자체 온라인몰은 운영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가장 우려하는 온라인 최저가 노출을 피하면서 재고를 소진할 수 있기 위해서다.

3일 팩토리성수점 포토콜 행사에서 오프뷰티 모델 신예은이 브랜드 캐릭터 토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금숙 기자

최근에는 브랜드 론칭 1주년을 맞아 배우 신예은을 모델로 TV 광고 캠페인을 진행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다. 지난 달부터는 쿠팡이츠 장보기‧장보기 카테고리에 입점해 전국 14개 직영점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도 시작했다.

오는 10~12일에는 첫 대형 체험형 페스티벌인 ‘오프뷰티 서머 위켄드 인 성수’도 진행한다.

현재 국내 H&B 시장은 CJ올리브영 중심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무신사, 다이소 등이 저가·플랫폼 전략으로 시장을 확장하며 경쟁 구도가 다극화되는 흐름이다. 오프뷰티는 이 가운데 ‘K-뷰티 재고 플랫폼’이라는 틈새를 파고 들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SNS나 온라인 기반으로 출발하는 인디 브랜드가 많지만 소비자가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접점은 제한적”이라며 “오프뷰티는 재고를 털면서 동시에 소비자 반응 테스트 할 수 있는 판매 채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프뷰티 팩토리성수점 전경. 모델 신예은의 대형 포스터가 전면에 걸려 있다. /방금숙 기자오프뷰티 팩토리성수점 내부. /방금숙 기자

다만 가파른 성장세 이면에는 과제도 남았다. 병행수입 구조 특성상 유통 이력 관리와 정품 검수 체계가 핵심 리스크로 지적된다. 일부 매장에서 제기된 향수 가품 논란은 브랜드 신뢰도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다.

실제 이날 기자가 둘러본 광장시장 2개 점포와 성수 메가팩토리점에서는 지난해 가품 논란이 제기됐던 향수 관련 제품은 모두 진열대에서 빠져 있었다.

연초 100호점까지 늘리겠다던 목표도 80호점으로 조정됐다.

큐앤드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시장 반응을 좀 더 면밀히 살피며 출점 전략을 짜고 있다”면서도 “전국에서 가맹 문의는 여전히 굉장히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프뷰티의 등장은 K-뷰티 열풍 속 유통 구조 다변화의 신호로 해석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판매 채널이 다양할수록 유리하다”며 “신생 브랜드는 오프뷰티를 비롯해 여러 채널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뒤 메인 유통으로 확장하는 전략도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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