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AI 시대는 개인이 유니콘 기업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시기입니다. 전통적 산업·기술·창업 정책이 통합돼 여성 기술 창업을 국가 정책 차원에서 지원해야 합니다."
김영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3일 국회에서 개최한 'AI 시대, 여성 기술창업 활성화를 위한 구조적 전환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해당 발언은 단순 '여성 창업을 늘리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온 거대한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국가의 성장 동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논의하겠다는 의지다.

이번 토론회는 제5회 여성기업주간을 맞아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김성원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직접 주최했다.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와 중소벤처기업부는 각각 주관·후원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날 현장은 박창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을 비롯해 △오세희 국회의원 △김성원 국회의원 △김영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180여명이 참석했다.
가장 먼저 박창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이 개회사를 맡았다. 그는 "오늘 이 자리가 현장의 경험과 전문적 식견이 어우러져 여성기업의 실질적인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며 "현장의 목소리와 전문가들의 통찰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방향이 모색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 여성 기술창업 비중은 2020년 13.4%에서 2025년 18.3% 증가했다. 지식기반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여성의 신산업 진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어진 환영사는 오세희 국회의원이 발표를 진행했다. 오 의원은 "AI는 이제 더 이상 특정 산업의 기술이 아니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업, 유통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2024년 여성기업 수는 337만개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며 "AI와 디지털 기술이 여성 창업가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는 의미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성원 국회의원도 공감대를 표시했다. 물리적 자본보다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이 여성 창업가들에게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특히 기술기반 업종에서의 여성기업 증가율(19.8%)이 남성기업(13.0%)을 앞지르며 괄목할 만한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세션은 주제발표였다. 가장 먼저 김영환 위원이 나와 AI 시대에 따른 구조적 전환·정책과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현재 미국은 국방, 안보와 연계된 장기 전략적 접근을 진행하고 있다"며 "딥테크, AI 시대에 맞춰서 기업가정신의 패러다임도 이같이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DX)·인공지능 전환(AX)의 핵심으로 데이터를 꼽았다. 데이터 자체가 현재 AI 시대의 중요한 상품·자산이자 경제적 가치 창출의 핵심 수단이라는 평가다. 또 기업의 데이터 주도 혁신을 통해 기업 생산성 향상 및 산업경쟁력 향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이어진 순서에서 윤의진 이제이엠컴퍼니 대표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주장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실제로 회사는 보수적인 정비사업 분야에 진입해 지난 2021년 이래로 5년 만에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 5곳 중 1곳이 쓰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20명도 안되는 조직에서 AI를 전면 도입해 문서 작성, 기획, 리서치 등의 수작업을 3달에서 일주일로 단축시켰다"며 "덕분에 수조 원 규모의 사업장 200여 곳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아날로그'로 남아있는 산업 분야들을 '자동화'로 바꾸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순한 담론 형성을 넘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여성 기업인들의 생생한 성공사례·뼈 아픈 현장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가 가장 먼저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김 대표는 발달 장애를 가진 막내의 고가 재활 치료비 부담을 덜고자 직접 게임 기획자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특히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아동들의 재활 치료를 돕기 위해 의료·게임을 접목한 게이미피케이션 기반 재활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게임 기반 재활 치료를 통해 기존 아이들의 운동량을 13배 늘렸다"며 "지난 25일에는 글로벌 기업 까르띠에가 주관하는 여성 창업 어워드에서 동아시아 지역 펠로우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반면 고통의 소리도 들렸다. 행사 참석자는 "전국 전시회를 돌며 자사의 무선 재난 안전 제어 장치 기술의 유용성을 인정받았다"며 "중기부 시범 구매 제품 인증까지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도등 전원은 전용 배선을 써야 한다는 소방청 고시 기준이 발목을 잡고 있다"며 "지난 1월부터 세종시를 오가며 법령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내 말을 전혀 듣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한 박용순 중소벤처기업부 실장은 "중기부에서 26년간 근무하며 수많은 기업인들 만나왔다"며 "여러분이 말씀하신 사각지대와 애로사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나온 건의사항들을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모두 전달받겠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꼼꼼하게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창숙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 이사장은 "오늘 100석 규모로 준비한 자리에 180명이 넘는 분들이 찾아주실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며 "여성 기업인들이 미래 산업의 주역으로 당당히 성장할 수 있도록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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