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넥슨, 여론 따라 '고무줄 보상' 논란...'전액 환불 vs 5% 강제 페이백' 집단분쟁 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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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 /넥슨
모바일 방치형 RPG '메이플 키우기' /넥슨

[포인트경제] 넥슨과 에이블게임즈가 손잡고 선보인 모바일 게임 '메이플 키우기'가 또다시 치명적인 시스템 연산 결함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용자 간 경쟁의 무대인 아레나와 콜로세움 등 PvP 콘텐츠에서 캐릭터의 체력(HP)을 강화하면, 도리어 상대방에게 받는 피해량까지 덩달아 치솟는 수식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6월 23일 해당 오류를 인정하고 7월 2일 수정을 완료하겠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정작 그 사이 일주일간 순위 경쟁 콘텐츠는 그대로 가동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더구나 5개월 가까이 방치된 이번 결함은 이미 수 개월 전 한 유저가 문제 제기한 사안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커뮤니티 중심으로 파장이 커졌다. 지난 3월 한 이용자가 "아레나·콜로세움 능력치 적용이 이상하다"고 문의했지만, 당시 넥슨 측이 "전투력이 상이할 수 있다"고 안내하면서, 회사의 오류 인지가 늦춰졌다는 것이다.

이는 "제보를 통해 뒤늦게 알았다"는 넥슨의 해명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부실한 고객 대응으로 오류를 방치한 셈이다. 이러한 '사실과 다른 답변' 구도는 올해 초 전액 환불을 촉발했던 공속 사태 당시의 부실 대응과도 판박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피해량 계산 과정에서 HP 증가 옵션이 기획과 다르게 적용되는 현상을 확인했고, 공지를 통해 수정 계획과 보상안, 계산식을 상세히 안내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사측의 부실 대응을 덮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결함 인지 후 일주일간 콘텐츠를 가동한 이유, 지난 3월 유저 제보를 '정상'으로 묵살한 배경, 그리고 매번 자체 검수가 아닌 유저 제보에 의해서만 오류를 발견하는 시스템의 부실함에 대해선 아무런 답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해 확산을 막을 조치 없이 면피성 대책만 나열하며 이용자들의 추가 재화 소모를 방치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수천억 환불하던 조치는 어디로…'5% 페이백' 면피성 보상안에 커지는 불만

지난 4월 28일 넥슨 판교사옥 앞에서 '메이플키우기' 유저들이 트럭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모습. ⓒ포인트경제
지난 4월 28일 넥슨 판교사옥 앞에서 '메이플키우기' 유저들이 트럭 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모습. ⓒ포인트경제

소비자들의 분노가 극에 달한 대목은 사태를 수습하려는 넥슨의 태도 변화에 있다. '메이플 키우기'는 올해 초에도 유료 시스템인 '어빌리티'의 확률 설정 및 수치 미적용 문제로 큰 논란을 겪었다. 당시 이용자들은 사비를 털어 판교 넥슨 사옥 인근에서 사흘간 트럭 시위를 전개하며 항의했고, 이에 넥슨은 수천억원 규모에 달하는 누적 결제액 전액 환불이라는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넥슨이 고개 숙이며 약속했던 전향적인 소통과 최고 수준의 보상 방침은 이번 PvP 수식 오류에서 자취를 감췄다. 개발진이 내놓은 보상책은 소모된 유료 재화인 '블루 다이아'의 단 5%만을 돌려주는 소액 환급안에 그쳤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를 원치 않는 이용자들의 의견은 묵살한 채 우편함을 통해 일괄 강제 지급하는 방식을 택해, 법적 권리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꼼수 보상' 거부하고 법정으로…사상 첫 '집단분쟁조정' 신청하며 전면전 돌입

이용자들은 넥슨의 일방적인 5% 환급 통보에 타협하지 않고 곧바로 실효성 있는 단체 행동에 나섰다. 메이플 키우기 이용자 370여 명은 지난 1일 공동 대리인을 선임해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약 102억원 규모의 집단분쟁조정을 정식 신청했다.

올해 도입된 콘텐츠산업 진흥법 개정안에 따른 '제1호 집단분쟁조정' 사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이용자들은 일방적인 재화 지급이 자사 약관에 명시된 청약철회권을 침해하는 행위라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와 소비자보호원에도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전방위 민원을 제기했다.

넥슨 판교사옥 전경. ⓒ포인트경제
넥슨 판교사옥 전경. ⓒ포인트경제

본지는 넥슨 측에 통합 서비스 이용약관에 명시된 '유료 콘텐츠가 표시.광고와 다른 경우 30일 이내 환불 가능'이 이번엔 왜 해당되지 않는지, 지난 어빌리티 사태와 대응이 다른 이유가 뭔지, 오류 인지 후 패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콘텐츠 운영을 강행해 추가 피해를 방치한 이유는 뭔지, 이용자들의 집단분쟁조정 신청에 대한 사측의 입장과 보상안 변경 검토 여부 등에 대해 질문했다.

그러나 전화 취재에 답변을 거부한 넥슨 관계자는 다음 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해 이와 같은 공식 입장을 보내왔다.

‘메이플 키우기’ 아레나 및 콜로세움 콘텐츠의 피해량 계산 과정에서 HP 증가 옵션이 기획과 다르게 적용되는 현상과, 피해량 감소 로직에 대한 보다 명확한 안내의 필요성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공지를 통해 현황 및 수정 계획, 전체 및 개별 보상안, 그리고 관련 옵션의 계산식을 차례로 상세히 안내드렸습니다.

이용자들이 해당 콘텐츠의 옵션이 다르게 적용되는 현상이나 피해량 감소 로직에 대해 왜 설명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유료 콘텐츠가 기대한 기능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HP증가와 피해량이 같이 증가한다는 오류를 알았다면 누가 무용지물 콘텐츠에 비용을 지불했을까.

한 차례 대규모 환불 사태를 겪고도 근본적인 내부 검수나 소통 체계를 개선하지 못한 넥슨은, '불통 운영'이라는 낙인과 함께 수습하기 어려운 법적 공방과 신뢰 추락이라는 부메랑을 맞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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