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공시 왜 떴을까] 일양약품 정유석 지분 증여 향한 ‘싸늘한 시선’

시사위크

‘공시’는 사업내용이나 재무상황, 영업실적 등 기업의 경영 내용을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제도로, 공평할 공(公)에 보일 시(示)를 씁니다. 모두가 공평하게 알아야 할 정보라는 의미죠. 하지만 하루에도 수십 개씩 발표되는 공시를 보면 낯설고 어려운 용어로 가득할 뿐 아니라 어떠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공시가 보다 공평한 정보가 될 수 있도록 시사위크가 나서봅니다.

일양약품 오너일가가 증여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 일양약품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견 제약사이자 코스피상장사인 일양약품의 오너일가 정도언 회장과 정유석 사장은 지난달 30일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보고서’를 공시했습니다. 이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른 공시인데요. 자본시장법 제173조의3은 상장사의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과거 6개월을 포함해 지분 기준 1% 이상, 금액 기준 50억원 이상 주식거래를 하기 위해선 거래 개시 30일 전까지 증권선물위원회와 한국거래소에 보고해야 합니다.

어떤 내용의 주식거래이고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공시에 따르면, 일양약품 오너일가 2세인 정도언 회장은 자신이 보유 중인 일양약품 주식 중 170만주, 지분 기준 8.7%를 장남인 정유석 사장에게 증여할 계획입니다. 공시 전날 종가 기준으로 135억원 규모인데요.

이 같은 증여 계획은 승계작업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정유석 사장은 2006년 입사해 후계 행보를 걸어왔는데요. 특히 2023년 사장 승진과 함께 공동대표로 올라섰고, 지난해 10월엔 오랜 기간 회사를 이끌어온 전문경영인 김동연 부회장이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한 바 있습니다.

다만, 지분 확대는 정유석 사장의 과제로 남아있었는데요. 최대주주인 정도언 회장이 21.84%를 보유 중인 반면, 정유석 사장의 보유 지분은 4.23%에 그쳤습니다. 1948년생인 정도언 회장이 80대를 바라보고 있는 데다 정유석 사장이 단독대표 체제를 구축한 만큼, 3세 시대로의 전환을 완료하기 위한 지분 승계가 핵심 당면과제로 꼽혔죠.

이번 증여가 마무리되면 정유석 사장은 이 같은 당면과제를 해결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부친인 정도언 회장의 보유 지분은 12.64%로 축소되는 반면, 정유석 사장의 보유 지분은 12.84%로 늘어나게 되죠. 정유석 사장이 최대주주로 등극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일양약품 오너일가의 이러한 행보에 일각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한데요.

이번 증여 계획이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묘한 타이밍 때문입니다. 

일양약품은 지난해 9월 금융당국으로부터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적발되며 큰 파문에 휩싸였습니다. 당시 금융당국은 일양약품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연결대상 종속회사가 아닌 회사를 연결대상에 포함시켜 연결당기순이익과 연결자기자본 등을 과대계상하고, 감사인에게 위조된 서류를 제출하는 등 정상적인 외부감사를 방해했다며 감사인 지정 3년과 과징금 부과, 검찰 고발 등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이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고, 심의대상으로 결정돼 개선기간이 부여되면서 일양약품의 주식거래는 한동안 중단됐습니다. 이후 올해 2월 검찰이 해당 사안을 무혐의·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하면서 지난 3월 상장유지 결정이 내려졌죠.

이처럼 한동안 혼란을 겪었던 일양약품은 주식거래가 재개된 뒤 주가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1만3,050원에 거래가 중단됐던 것이 5월 중순을 기해 1만원 아래로 떨어졌고, 지난달 하순엔 8,000원대도 무너졌죠. 불과 3개월 사이에 주가가 40%가량 떨어진 겁니다.

3세 시대로의 승계를 완성하는 오너일가 간 주식 증여는 바로 이 시기에 결정됐는데요. 물론 앞서 살펴봤듯 일양약품 오너일가는 지분 승계를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주가가 크게 하락한 시기에 주식 증여를 단행하면서 승계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게 된 것도 분명 사실입니다.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보다 승계비용 절약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모습이죠. 일양약품 오너일가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정도언, 일양약품 관련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630000746
2026. 6. 3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정유석, 일양약품 관련 ‘임원·주요주주 특정증권 등 거래계획 보고서’ 공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60630000750
2026. 6. 30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Copyright ⓒ 시사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 공시 왜 떴을까] 일양약품 정유석 지분 증여 향한 ‘싸늘한 시선’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