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글로벌 바라보는 사이, 안방에 J-POP이 몰려온다 [MD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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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네즈 켄시, 기무라 타쿠야 / 소셜미디어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전성기를 보내는 K-POP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일본 음악(J-POP)이 대한민국 대중음악 시장에서 조용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일부 마니아층의 '하위문화(서브컬처)'로 치부되던 J-POP은 이제 국내 1020 세대의 주류 플레이리스트로 안착하는 모습이다.

음악 플랫폼 KT지니뮤직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J-POP 장르의 스트리밍 이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무려 57.5%나 급증한 수치다. 전체적인 국내 연간 음원 이용량이 매년 하락세를 그리는 정체기 속에서 특정 해외 장르가 30% 가까운 폭발적 성장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일본은 물론 국내 차트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한 히트곡이 이런 붐을 이끌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의 주제가인 요네즈 켄시의 '아이리스 아웃(IRIS OUT)'이 국내 차트를 강타했고, 오피셜히게단디즘, 유우리, 바운디 등이 음원 화력을 견인하고 있다. 여기에 틱톡과 유튜브를 중심으로 불어닥친 밴드 음악 열풍은 J-POP의 영토 확장에 강력한 촉매제가 됐다.

음원 시장에서 다진 화력은 고스란히 오프라인 공연 시장의 체급 확장으로 이어졌다. 과거 홍대 인근 소규모 홀 중심이던 일본 가수들의 내한 공연은 이제 만 석 이상의 대형 스타디움급 무대로 자리를 옮겼다.

2년 전 고척스카이돔을 매진 시킨 후지이 카제가 다시 한국을 찾는 가운데, 일본 엔터테인먼트의 상징이자 SMAP 출신의 레전드 스타 기무라 타쿠야가 데뷔 38년 만에 첫 내한 공연 소식을 전한 것은 현재 국내에서 불고 있는 J-POP 붐의 티켓 파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일본 아이돌의 한국 공략도 시작됐다.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CUTIE STREET)는 K-POP 인프라를 활용해 지난 3월 한국 단독 콘서트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들은 엠넷 '엠카운트다운' 등 국내 지상파 음악 방송에 출연하며 직캠과 숏폼 챌린지라는 K-POP 특유의 팬덤 문법을 역으로 흡수해 글로벌 화제성을 쌓아가고 있다.

일본 음악계가 거대한 내수 시장에 안주하던 과거를 버리고, 위버스를 비롯한 K-POP의 글로벌 플랫폼과 인프라를 징검다리 삼아 새로운 시장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K-POP은 트렌디한 음악과 정교한 시스템을 무기로 일본 음악에 대해 확실한 비교 우위를 누려왔다. 그러나 음악 소비의 국경이 무너진 지금, J-POP은 K-POP의 심장부인 한국 시장에서 조용히 파이를 키워가며 주류 헤게모니를 흔들고 있다. 단순히 "음악적 교류가 활발해졌다"라며 상호 호혜적으로만 바라보기엔, 우리 안방 차트와 공연장의 지각 변동이 너무도 가파르다. K-POP이 세계무대에서 호령하는 사이, 정작 안방 시장을 일본의 탄탄한 오리지널리티에 서서히 내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업계의 냉정하고 면밀한 진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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