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2030세대 이탈에 ‘자성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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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국회에서는 박민규 민주당 의원 주재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민주당이 가야 할 길 토론회’가 열렸다.  / 사진=김소은 기자
1일 국회에서는 박민규 민주당 의원 주재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민주당이 가야 할 길 토론회’가 열렸다.  / 사진=김소은 기자

시사위크=김소은 기자  6·3 지방선거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2030 청년층의 지지를 잃고 사실상 ‘중장년 정당’으로 재편됐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청년 표심 이탈이 민주당이 직면한 과제로 떠오르자 1일 국회에서는 박민규 민주당 의원 주재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 민주당이 가야 할 길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한규·남인순·박민규·박주민·이주희·한정애 의원 등이 대거 참석해 2030세대 표심 이탈에 대한 당의 반성을 촉구했다. 참석 의원들은 청년층의 이탈이 비단 이번 선거에서 처음 발생한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 ‘보수 텃밭’ 대학가… ‘이대녀’까지 등 돌렸다

2030세대 이탈이 가장 여실히 드러난 곳은 서울시장 선거다. 지상파 3사(KBS·MBC·SBS) 출구 조사에 따르면,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20대 이하와 30대 유권자층 모두에서 6.9%p(퍼센트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 특히 과거 ‘진보 텃밭’으로 분류되던 대학가 중심의 청년 표심마저 무너졌다. 구 전체 평균에서는 정원오 후보가 우세를 보였지만 신촌동·안암동·사근동·낙성대동 등 주요 대학가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앞서며 대학가가 보수 성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성별·연령별로 봐도 청년층의 민주당 기피 현상은 뚜렷하다. 20대 남성의 경우 오세훈 후보 지지가 69.8%에 달했던 반면 정원오 후보에 대한 지지는 23.7%에 그쳤다. 무려 46.1%p라는 격차를 보이며 20대 남성의 보수화 성향이 굳어지는 양상이다. 민주당에 더 큰 위기는 당의 버팀목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도 적극적이었던 ‘이대녀’ 마저도 이번 선거에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조기 대선 당시 20대 이하 여성의 58.1%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25.3%)와 큰 차이를 보였다. 30대 여성 역시 57.3%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해 김문수 후보(31.2%)를 앞질렀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2030 여성 유권자 표심 절반이 여전히 민주당을 향하긴 했지만 보수 정당으로 이동한 흐름 역시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30세대의 이탈이 가장 여실히 드러난 곳은 서울시장 선거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2030세대의 이탈이 가장 여실히 드러난 곳은 서울시장 선거다. / 그래픽=이주희 기자

이번 토론회에서 ‘민주당의 10가지 착각과 어두운 미래’라는 발제를 던진 안병진 경희대학교 미래문명원 교수(전 국정기획위 기획위원)는 민주당의 착각 중 하나로 ‘청년 유권자 블록과 청년 정치가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여기는 태도를 지목했다. 안 교수는 “국회에는 저를 대변할 젊은 국회의원이 없다는 제자의 말을 들었다”며 “다양한 스펙트럼의 청년들에 대해 조금 더 담아가고 이해하려는 몸짓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계엄 정국에서 민주당이 반극우 연합을 이뤄냈지만 정작 진보 유권자층에 대한 다가감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과거 민주당은 정의당이나 민주노동당 등과 의제 격차를 좁히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무상 급식’과 같은 성과를 냈지만, 현재는 진보와 중도의 포괄적 연합에 실패하며 반성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안 교수는 “청년이 강하게 결합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진보라는 브랜드를 익히기 어렵다”며 경청을 넘어 정당의 모든 위원회와 주요 위치에 청년들을 등장시켜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 교수는 청년층을 단순히 ‘이대남·이대녀’ 프레임처럼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과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갈라치기’ 전략 이후 민주당 내에서 청년 남성들에 대한 기피 현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덧붙였다.

그는 일부 청년, 특히 남성 중심의 극우화 현상을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들이 왜 그토록 좌절하고 분노하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낙인찍는 것은 위험하다”고 일갈했다. 이와 함께 부동산 정책에서도 서울 중심의 중도·진보 성향을 가진 청년 유권자들이 느낀 절망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민주당이 가야할 길'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왜 2030은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가?: 민주당이 가야할 길'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 의원들 자성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남인순 의원은 “2030세대 이탈 문제는 최근이 아니라 이미 여러 경로로 논의돼 왔다”며 “성별 간 지지율 추이가 변해왔고, 특히 선거에서 이겼지만 2030 여성들의 유지율이 낮아지는 추세에 대해 당에 대응을 건의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30세대가 느끼는 분명한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민주당이 제대로 응답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정애 의원은 “민주당은 기득권이 맞다. 이걸 인정하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2017년까지는 2030세대가 민주당을 지지했었다. 다만 이는 노무현 대통령을 잃어버린 경험을 공유한 세대였기 때문인 만큼 상황이 변했다는 것이 한 의원의 설명이다. 한 의원은 “(민주당이 그간) 대통령을 여러 번 배출한 만큼 이제는 상대의 실책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유능함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사회 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한규 의원 역시 이러한 논의가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지 못하는 민주당에 아쉬움을 전했다. 김 의원은 “역사는 반복된다. 2021년 4·7 재보궐선거 이후에도 지금과 같은 토론회를 했지만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역사의 반복을 중단시킬 수 있는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주희 의원은 “여전히 청년의 삶은 팍팍하고 힘든 시절을 겪고 있다”며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로부터 직접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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