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임경제] 충장로와 금남로가 다시 젊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광주 원도심의 상징이었던 이 일대는 금융기관과 대형 기업, 상업시설이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급격한 공동화 현상을 겪었다.
소비의 중심축이 상무지구와 수완지구 등으로 이동한 데다 MZ세대의 발길까지 끊기면서 '낡은 상권'이라는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 같은 침체 속에서도 구도심의 중심을 지켜온 곳이 바로 롯데백화점 광주점이다. 한때 젊은 고객층 이탈이라는 직격탄을 맞았던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과감한 콘텐츠 혁신을 통해 다시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며 충장로와 금남로 상권 활성화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과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올해 1~6월 롯데백화점 광주점의 20~30대 고객 매출 구성비는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MZ세대 유입이 확대되면서 기존 핵심 고객인 40~50대 매출도 5% 이상 늘었다. 특정 세대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한 전략이 오히려 전 연령층의 방문을 이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 셈이다.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신설된 '뉴 콘텐츠 TF'가 있다.
마케팅과 영업, 지원 부서 직원 10여 명으로 구성된 TF는 매주 회의를 열어 전국에서 화제가 되는 팝업스토어를 발굴하고 광주 유치를 추진한다. 단순한 브랜드 홍보 공간을 넘어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백화점 안으로 들여오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과거 백화점 팝업스토어는 유휴 공간에서 행사상품을 판매하는 임시매장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백화점의 핵심 동선에 배치돼 고객을 끌어들이는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소비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낸 결과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역시 이러한 흐름을 적극 반영했다. 올해에만 20여 차례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지난해보다 40% 이상 확대했다. 먹거리 중심이던 기존 팝업에서 벗어나 영화와 캐릭터, 웹툰, 패션, 라이프스타일까지 콘텐츠 영역을 넓히면서 방문 이유를 다양화했다.
실제 유튜버 '통닭천사'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얼렁뚱땅 팝업스토어', '꾸미버스 짱구 굿즈', '해리포터', '톰과 제리', '하리보 리빙' 등 전국적으로 인기를 끈 콘텐츠들이 잇따라 광주를 찾았다. 일부 인기 팝업은 주말마다 대기 고객이 100명을 넘겼고 수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수도권 대형 점포와 비교해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처음부터 성공을 확신한 것은 아니었다. 아이돌 굿즈와 캐릭터 상품, 웹툰 콘텐츠 등 이른바 '힙한' 콘텐츠가 기존 고객층을 이탈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또 성수동이나 홍대처럼 유행에 민감한 수도권에서만 통하는 콘텐츠가 지방에서도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팝업존이 위치한 지하 1층 식품관은 주말 방문객이 30% 이상 증가했고, 팝업을 찾은 젊은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식음료와 패션, 생활용품까지 소비하면서 백화점 전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충장로와 금남로 상권까지 이동하면서 원도심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파급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단순한 유통시설을 넘어 원도심을 대표하는 집객시설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화점 하나의 변화가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를 늘리고 도심에 새로운 소비 흐름을 만들어내는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소정 롯데백화점 광주점 뉴 콘텐츠 담당은 "과거 팝업스토어가 기업의 브랜드와 신제품을 홍보하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MZ 고객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열 롯데백화점 광주점 지원팀장은 "MZ세대의 무덤으로 불리던 구도심에 다시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며 "전국의 이색적인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롯데백화점은 물론 충장로와 금남로 상권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마중물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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