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전기차 판매를 넘어 충전 생태계 주도권 확보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향후 7년 안에 190조원대 규모로 커질 글로벌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서 충전망 접근성과 초급속 충전 기술이 완성차 경쟁력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츠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충전소 시장은 2026년 385억5000만달러(한화 약 60조원)에서 2033년 1208억5000만달러(약 187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17.7%에 이른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 주도의 충전망 투자 확대와 공공·민간 자본 유입, 초급속 직류(DC) 충전 기술 고도화가 시장 성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짚었다. 특히 테슬라와 리비안, 현대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자체 충전 네트워크와 제휴 충전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면서 충전 인프라가 전동화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북미충전표준(NACS) 확산이 시장 판도를 바꾸는 변수로 꼽혔다. 보고서는 2025년 이후 주요 완성차 업체와 충전 사업자들이 SAE J3400 기반 NACS 채택에 속도를 내면서, 충전망 접근성이 특정 브랜드 서비스가 아니라 산업 표준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슈퍼차저 수요도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충전 방식별로는 레벨 3가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충전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고출력 급속 충전 수요가 승용차는 물론 물류와 상업용 차량, 라이드헤일링, 장거리 운행 부문까지 확대되고 있어서다. 최근 새로 설치되는 급속 충전기의 평균 출력도 150~200kW 수준으로 높아지며 800V, 1000V급 차량 플랫폼 확산과 맞물리고 있다.
유럽은 두 번째로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연합(EU)의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AFIR)과 청정 운송 회랑 구상(CTCI), 아이오니티의 초급속 충전망 확대 등이 시장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차, 기아, 포르쉐 등 고전압 플랫폼을 채택한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도 유럽 충전 인프라 고도화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꼽혔다.
특히 현대차는 충전 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 후보로 거론된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EV9 등 800V 기반 전기차 플랫폼을 앞세워 초급속 충전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여기에 북미 시장에서는 NACS 전환을 추진하며 충전 접근성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전기차 상품성의 핵심이 주행거리에서 충전 편의성과 충전 속도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현대차의 충전 전략이 더욱 중요해지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경쟁력이 차량 성능뿐 아니라 충전망 접근성과 생태계 확장 능력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충전 인프라가 단순 보조 설비가 아니라 전동화 시대 소비자 선택과 브랜드 충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접점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성숙할수록 소비자는 차 자체보다 어디서 얼마나 빨리, 얼마나 편하게 충전할 수 있는지를 더 따지게 된다”며 “현대차처럼 초급속 충전 기술과 글로벌 충전 제휴 전략을 함께 키우는 업체가 중장기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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