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난민들의 축제가 열렸네”…이찬혁은 노래하고, 우리카드는 생계비 카드 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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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본사 전경과 유엔난민기구 '유난해' 브랜드 캠페인 출연한 악동뮤지션 이찬혁. /우리카드, 유엔난민기구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떠나온 우리는 누구 하나 쫓아낼 명분이 없지."

가수 이찬혁이 지난 4월 발표한 곡 '난민들의 축제'에 담긴 메시지다. 난민과 강제 실향민에 대한 공감과 연대를 노래한 이 곡이 주목받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은 난민신청자 생계비 지급 방식을 카드 기반으로 전환하며 지원 체계의 제도화에 나섰다. 인도주의적 보호의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초고령사회 진입과 복지 재정 부담 확대 속에서 복지 우선순위를 둘러싼 논쟁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 현금 대신 카드포인트…난민 생계비 지급 체계 전환

25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법무부와 우리카드는 지난 23일 경기 과천정부청사에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오는 9월부터 난민신청자 생계비를 카드포인트 방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현금으로 지급되던 생계비는 법무부가 지정한 지원 대상자의 체크카드에 포인트 형태로 적립된다. 생계비는 정부 재원으로 운영되며 우리카드는 정부가 지원하는 생계비를 카드포인트로 지급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에 "이번 사업은 일반적인 사회공헌(CSR) 활동이라기보다 인도주의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정부 정책사업"이라며 "우리금융그룹이 포용금융을 중요한 가치로 생각하는 만큼 정부 정책의 원활한 집행과 지원 대상자의 생활 안정에 기여하고자 사업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사진 왼쪽부터)과 진성원 우리카드 대표이사가 난민신청자 생계비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리카드

법무부가 지급하는 난민신청자 생계비는 임산부와 고령자, 영유아 동반자, 질병·장애 등으로 생계 유지가 어려운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되고 있다. 난민신청 초기 취업이 제한되는 기간 동안 최소한의 생계를 보조하기 위한 취지다.

이번 조치는 새로운 지원제도 도입이라기보다 기존 현금 지급 방식을 카드 기반으로 전환하는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난민 지원 체계가 점차 전산화·체계화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 이찬혁의 '난민들의 축제'…문화계로 번지는 난민 공감

문화계의 난민 공감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배우 정우성도 2014년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 명예사절, 이후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난민 보호와 국제사회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이찬혁의 '난민들의 축제'와 '유난해' 캠페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발표한 앨범 '개화'에 수록된 '난민들의 축제'는 난민과 강제 실향민의 현실을 소재로 한 곡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 콘텐츠를 통한 공감의 확산과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같은 시기에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난민들의 축제'가 수록된 악동뮤지션 4집 앨범 '개화'/

난민을 둘러싼 문화적 공감 확산과 제도 정비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한국 사회의 난민 수용 논의 역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원의 필요성과 재원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 노인 1000만명 시대…복지 우선순위 논쟁도 확산

하지만 난민 지원 체계의 정비를 둘러싼 시선은 엇갈린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주민등록 인구는 1024만4550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했다. 국민 5명 중 1명이 노인인 사회가 현실화된 것이다. 2008년 494만명 수준이던 고령인구는 16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사회보장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청년층 주거난과 저출생 대응, 독거노인 돌봄, 발달장애인 가족 지원, 경계선 빈곤층 보호 등 해결해야 할 복지 과제도 적지 않다. 실제 복지 현장에서는 지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제도 밖에 머무는 복지 사각지대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국내 난민 신청 추이. 자료=법무부, 그래픽=최주연 기자(AI 활용)

반면 난민 신청은 최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난민 신청 건수는 1만4626건으로 집계됐다. 전년(2024년) 1만8336건보다는 감소했지만 난민법 시행 초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난민법이 시행된 2013년 1574건과 비교하면 12년 만에 9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2020~2021년 신청 건수가 급감한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입국 감소 영향으로 풀이된다.

1994년 난민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누적 난민 신청 건수는 13만6721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난민으로 최종 인정된 인원은 1679명으로 누적 인정률은 2.7%를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난민 인정자는 135명이었다.

그럼에도 정부와 금융권이 난민신청자 생계비 지급 체계를 카드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난민 지원 체계의 제도화는 한 단계 더 진전되고 있다. 인도주의적 보호라는 국제적 책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초고령사회와 복지 수요 급증 속에서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난민 보호는 국제적 책임의 영역이지만 정책은 결국 비용의 문제로 귀결된다"며 "고령화에 따른 복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국제적 책무와 국민 복지 수요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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