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주시가 시의회 의원이 주주로 있는 특수관계 법인과 수억 원대 규모의 수의계약을 부당하게 체결해 온 사실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상주시의회는 법령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채 '구멍 난' 제한 대상자 명단을 상주시에 제공했고, 상주시는 이를 그대로 믿고 계약을 체결해 행정의 신뢰도와 공정성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됐다.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상주시는 지난 2022년 11월22일부터 2023년 10월27일까지 주식회사 A사(대표이사 AI)와 총 3건, 금액으로는 1억7527만원에 달하는 공사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에는 9950여만 원 상당의 대형 계약도 포함되어 있었다.
문제는 해당 업체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에 따라 상주시와 수의계약을 맺을 수 없는 '수의계약 체결제한 대상자'였다는 점이다.
당시 상주시의회 B의원은 A사의 총 발행주식 5만5000주 중 34.5%인 1만9000주를 소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이해충돌방지법은 지방의회의원이나 그 배우자, 직계존비속이 발행주식 총수의 30% 이상을 소유한 법인을 '특수관계사업자'로 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수의계약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같은 부당 계약이 버젓이 체결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주시와 상주시의회의 심각한 업무 태만과 안일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상주시는 2022년 5월 이해충돌방지법이 시행되자 같은 해 11월 시의회에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른 수의계약 체결제한 대상자 명단을 작성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시의회 담당 실무자였던 C씨는 이해충돌방지법의 제한 사유가 기존 '지방계약법'과 다르지 않다고 임의로 판단했다. 의원들에게 별도의 안내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기존 지방계약법 기준만 적용한 '불완전한 명단'을 만들어 상주시에 보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팀장과 전문위원 등 상급자들의 검토 및 결재 라인 역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후임자인 D씨 역시 전임자의 잘못된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매년 엉터리 명단을 상주시에 제출했고, 결국 B의원의 회사는 명단에서 통째로 누락됐다.
A사 역시 수의계약 확인서에 '이해충돌방지법에 따른 제한 사유가 없다'고 거짓으로 일괄 표기해 제출하며 관행적인 계약 행태를 이어갔다.
감사원은 상주시가 공직자의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이해충돌 상황을 예방하고자 한 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지적했다.
감사 결과가 나오자 상주시와 상주시의회는 지적 사항을 모두 인정했다. 상주시는 사실과 다른 확인서를 제출한 A사에 대해 청문 절차와 계약심의위원회를 거쳐 2개월간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리며 시정 조치를 완료했다.
지역의 한 주민은 "법을 감시해야 할 시의회와 상주시가 '법을 몰랐다'는 무책임한 변명 뒤에 숨어 제 식구 이익을 챙겼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며, "양 기관 모두 뼈저린 반성과 함께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행정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할 상주시의회가 정작 자신들의 이해충돌 관리에는 눈을 감았다는 비판과 함께, 상주시 역시 철저한 확인 없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한층 촘촘한 검증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