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김치볶음밥 등장한 카페 메뉴판…카페는 왜 ‘한 끼 식당’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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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메가MGC커피 매장 앞에 여름 신메뉴를 알리는 포스터가 걸려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직장인 이모(32)씨는 점심시간이면 회사 근처 중저가형 카페를 찾는다. 식당에서 한 끼를 먹으려면 기본 1만원이 훌쩍 넘지만, 카페에서는 3000~4000원대 떡볶이나 주먹밥 등으로 가볍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식사 후 커피를 마시러 따로 이동하지 않아도 돼 비용과 시간을 동시에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1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카페가 ‘식사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조각 케이크나 쿠키 등 베이커리·디저트에 머물렀던 푸드 메뉴가 최근 샌드위치에 더해 떡볶이, 주먹밥, 치킨, 파스타 등 든든한 한 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과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의 증가, 고물가에 따른 소비 패턴 변화 등이 이 같은 흐름을 이끌고 있다. 과거 장시간 체류 고객을 부담스러워했던 카페는 이제 체류 시간을 매출로 연결해 객단가(1인당 평균 결제액)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최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분식 메뉴 확대는 고물가와 구인난 여파로 동네 분식집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전국적인 접근성을 갖춘 커피 프랜차이즈가 그 틈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는 모양새다.

컴포즈(왼쪽)와 이디야의 푸드 신메뉴 홍보 포스터. /각 사

커피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커피뿐만 아니라 아침식사나 가벼운 점심까지 카페에서 해결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성비 푸드 메뉴를 앞세워 직장인과 학생 수요 공략한다.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컴포즈커피가 올해 초 선보인 컵떡볶이는 출시 2주 만에 14만개 이상 판매되며 주목받았다. 떡볶이를 전용 컵에 담아 제공한 이 메뉴는 일부 매장에서 품절 사례가 나타날 만큼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달 김치볶음밥에 통소시지를 더한 ‘엠지씨네 통쏘시지 김볶밥’을 선보였다. 기존 컵떡볶이와 컵치킨 등 푸드 메뉴가 잇따라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추가 메뉴 확대에 나섰다. 양념 컵치킨은 출시 4주 만에 누적 주문 약 35만건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메가MGC커피가 출시한 신메뉴 '통쏘시지 김볶밥(김치볶음밥)'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스레드 화면 캡처

더벤티는 아예 패스트푸드 전문 서브 브랜드인 ‘더벤티네 키친’을 론칭하고 마라 떡볶이와 매콤 소보로밥 등 밥 메뉴 강화에 나섰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전문점 수는 10만7055개로, 2020년 대비 약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저가 커피 매장은 1만782개에 달한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음료 판매만으로는 매출 확대에 한계가 뚜렷해졌다.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새로운 매출원으로 연결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디야커피는 배달과 포장 중심으로 웰빙 트렌드를 반영한 저당 떡볶이와 크림 퐁듀 김치볶음밥 등 식사 메뉴 5종을 배치했다. 시범 운영 후 소비자 반응에 따라 메뉴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카페의 ‘외식업화’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원두 가격 상승과 인건비·운영비 부담으로 커피 한 잔에서 얻는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푸드 카테고리 확대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식사 메뉴 확대에 따른 운영 부담과 브랜드 정체성 훼손 가능성 등은 과제로 꼽힌다. 음료 중심 매장은 제조 과정이 비교적 단순하지만, 식사 메뉴는 조리·보관·재고 관리 과정이 복잡해 매장 운영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음식 냄새 등이 카페 본연의 가치인 휴식과 공간 경험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브랜드 콘셉트와 품질을 유지하는 균형 잡힌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카페업계 관계자는 “많은 저가 커피 브랜드가 앞다퉈 매출 다각화 측면에서 분식 등 식사 대용 메뉴를 도입하거나 테스트하는 추세”라며 “카페는 접근성이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높은 만큼 1인 가구 등의 간편식 수요를 흡수하기에 좋은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커피라는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가맹점 운영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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