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나’를 응원한다” 광장 대신 홍대 바, 유니폼 대신 출근룩…월드컵 응원도 ‘취향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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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초대형 스크린 '신세계스퀘어'를 통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가 생중계되고 있다. /방금숙 기자

[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대~한민국!”을 외치며 서울시청 광장을 메우던 ‘붉은 악마’의 거대한 물결은 옛말이 됐다. 월드컵은 이제 자신만의 취향을 소비하는 일상 속 축제로 변하고 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축구팬들은 광장이 아닌 바(Bar)로 향하거나, 출근길에 감각적인 ‘블록코어 룩’(축구 유니폼을 일상복과 매치하는 패션)을 입고, 축구 아이템을 커스텀하며 각자의 방식대로 축제를 소비하고 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에게 월드컵은 애국심을 분출하는 대형 이벤트를 넘어, 축제라는 문화를 자기 방식으로 즐기는 놀이터다.

월드컵 공식 스폰서인 오비맥주 카스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서울 을지로 ‘달맞이광장바베큐’, 이태원 ‘샘라이언즈’ 등 수도권 주요 스포츠 펍과 외식 명소 5곳을 ‘카스 뷰잉펍’으로 지정해 운영 중이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바가 단순한 음주 공간을 넘어 공동의 열정을 나누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가치를 확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 홍대 라이즈 호텔 15층 ‘사이드 노트 클럽(SNC)’에서는 이날 주한 멕시코 대사관과 협업한 뷰잉 파티가 열린다. 대형 LED 스크린으로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를 관람하며, 멕시코 정통 댄스 공연을 보고 과카몰리와 타코도 맛보는 행사다.

/오비맥주

이번 월드컵이 한국 시각 기준으로 주로 오전 시간대에 편중된 점도 개인화를 부추겼다. 대규모 응원이 물리적으로 어려워지자 소비자들은 일상 속 ‘틈새’를 공략한 것.

패션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붉은 티셔츠를 맞춰 입기보다, 취향에 맞는 컬러 아이템을 골라 나만의 ‘응원 출근룩’을 완성한다.

LF몰에 따르면 5월 말부터 6월 1주차까지 헤지스·리복 등 주요 브랜드의 ‘레드’ 컬러 아이템 매출은 전월 대비 30% 이상 급증했다. 사무실에서도 은근히 응원 열기를 드러내는 ‘오피스 응원족’이 늘어난 결과다.

기술 진화도 초개인화 마케팅을 자극하고 있다. 케이스티파이가 FIFA와 협업해 내놓은 ‘커스텀 저지 폰 케이스’는 사용자가 원하는 유니폼 컬러와 등번호, 이름을 직접 새길 수 있어 ‘손안의 유니폼’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스가 단체 관람 현장에서 선보인 ‘와이드 컵’ 프로그램도 디지털 기술을 재치 있게 접목했다. 관객의 환호하는 순간의 입 크기를 AI로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논알코올 음료 ‘카스 제로’를 증정한다. 이는 ‘화면 속 주인공인 나’에게 즉각적인 보상과 재미를 주며 디지털 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문화평론가는 “2026년의 월드컵은 획일화된 집단주의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내 스타일대로 소비하는 스마트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진화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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