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매도 받아낸 개인 '빚투'…5월 기타대출, 5년 1개월 만 최대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지난달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사이, 개인 투자자들이 신용대출 등 빚을 동원해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대거 받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대출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이 5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이른바 '빚투' 중심의 머니무브(자금이동) 현상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어난 118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4년 8월(9조2000억원)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세다.

특히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이 포함된 '기타대출'의 폭증세가 가계부채 급증을 견인했다. 지난달 은행 기타대출은 전월(6000억원 감소) 대비 3조7000억원 증가한 240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형 공모주(IPO) 청약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21년 4월(11조8000억원 증가) 이후 5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기타대출의 증가세는 가정의 달 등 계절적 자금 수요와 개인들의 대규모 주식투자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달 코스피 시장은 반도체 경기 호황과 실적 개선 기대감에 힘입어 가파르게 상승, 8470선까지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다만 외국인이 최고점에서 자금을 회수해 빠져나간 자리를 금융권에서 빚을 낸 개인들이 상당 부분 메웠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외국인의 차익실현 자금, 글로벌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재조정) 등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였는데 개인들이 이 물량을 흡수하면서 머니무브 현상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 달간(5월4일~29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에서 412조5200억원어치를 팔고, 370조6420억원어치를 사들여 41조8780억원의 매도 우위(순매도)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522조7690억원어치 매도, 558조 600억원어치를 매수하며 35조2900억원 규모의 주식을 홀로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빚투' 중심의 증시 버팀목 구조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금리 장기화 등 대외 충격으로 주가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진입할 경우, 레버리지를 일으킨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박 차장은 "주가 상승 과정에서 일정 상당 부분은 신용융자와 금융권 기타대출을 통한 레버리지 투자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충격으로 주가가 조정될 경우, 반대매매 등을 통해 주가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가계부채는 변동성이 큰 기타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더해지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주담대가 수도권 중저가 주택 거래 증가와 분양물량 중도금 납부 등으로 3조2000억원 견조하게 늘어난 데다, 주식투자 관련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반영된 기타대출까지 가세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은 전월(2조1000억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박 차장은 6월 가계부채 전망에 대해 "주택 관련 대출은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 이후 주택시장 흐름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와 관련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기타대출 같은 경우, 향후 주식시장의 상황에 따라 신용대출 등 자금이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을 거 같아 예단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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