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시선] 목표가 미래를 만든다…한국의 32강과 일본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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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2026 북중미 월드컵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은 실력만으로 치러지는 대회가 아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떤 상상력을 품고 출발하느냐도 결과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과 일본 축구가 보여준 가장 큰 차이는 선수 구성이나 전술보다도 목표 설정에서 드러난다.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자리에서 “첫 목표는 좋은 위치로 32강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늘어나면서 조별리그를 통과하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홍 감독의 발언은 현실적인 접근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별리그를 안정적으로 통과하고 이후 흐름을 타겠다는 의미다.

대한민국 축구 홍명보 감독/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대한민국 축구 홍명보 감독/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 갈무리(포인트경제)

반면 일본은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월드컵 우승을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일본 축구협회 역시 오래전부터 월드컵 우승을 국가대표팀의 장기 목표로 내걸어 왔다. 현실적으로 보면 일본 역시 아직 월드컵 8강조차 밟아보지 못한 나라다. 우승이라는 목표는 다소 무모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스포츠에서 목표는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다.

1960년대 일본이 올림픽 유치와 신칸센 건설을 선언했을 때도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1980년대 일본 자동차 산업이 세계 최고를 목표로 내세웠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목표는 현재의 실력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 축구는 오랫동안 현실적인 목표 설정에 익숙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회에서 16강 진출이 성공의 기준이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통과를 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물론 신중한 접근이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월드컵은 한 경기의 실수가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무대다. 현실을 무시한 낙관론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남는다.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 세계 정상급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포진한 지금의 대표팀은 아시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비전도 조금 더 과감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승을 말한다고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승을 말하지 않는 팀이 우승하는 경우도 드물다.

이번 월드컵은 한국 축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무대인 동시에, 한국 축구가 얼마나 큰 꿈을 꾸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6월 11일 멕시코시티 아스테카 경기장에서 개막한다. 개최국 멕시코가 첫 경기를 치르며 전 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이 북미 대륙으로 향한다. 한국은 6월 12일 체코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통해 본격적인 월드컵 여정을 시작한다.

32강을 목표로 출발한 한국과 우승을 외치며 출정한 일본.

어느 쪽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한 달 뒤 월드컵이 끝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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