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중동전쟁 여파를 틈탄 국내 정유업계의 유가 담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정유사 실무진을 잇달아 소환하며 강제수사 전환 이후 첫 신문 절차에 돌입했다. 장기간에 걸친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한 검찰이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나서면서 정유업계를 향한 사법 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법조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에쓰오일 소매관리팀 소속 실무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소매관리팀은 국내 주유소 영업망과 지역 판매지사를 통해 수집되는 시장 가격 정보를 취합하고 본사의 판매 전략을 수립하는 핵심 실무 조직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정유사 공급가격의 산정 방법과 경쟁사 간 가격 정보 교환 여부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본사의 가격 조정 지시가 내려온 경위, 경쟁사 동향 보고 문건의 작성 목적, 주유소 공급가 변동 과정 등을 확인해 정유사 간 사전에 짜고 가격을 올리거나 동결했는지 실체를 규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각 정유사가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 간 공급 가격을 차별해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3월부터 지난달까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4대 정유사와 사단법인 대한석유협회를 대상으로 전방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발발 이후의 자료뿐만 아니라 과거 유가 변동성이 컸던 시기의 대방대한 자료까지 확보해 선례 분석과 정유사 간 가격 동조화 패턴 분석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사는 중동발 안보 위기로 기름값이 급등하자 정부 차원의 엄정 대응 기조가 발표되면서 시작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미국의 이란 공격 직후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행위에 대한 철저한 단속을 지시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이를 '국민의 고통을 폭리의 기회로 삼으려는 반사회적 중대 범죄행위'로 규정하고 대검찰청에 강력한 수사를 주문한 바 있다. 정부는 현재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 제품의 판매 가격 상한선을 제한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검찰은 에쓰오일 실무진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SK에너지와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나머지 정유사들의 마케팅 및 소매 관리 담당자들도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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