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과 충분히 협의, 합리적 방향 마련” 설종진이 노스트라다무스도 아니고…예측 특타 신청? 공단도 한발 물러섰다[MD고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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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카움이 2-9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키움 히어로즈 측과 충분히 협의하겠다.”

키움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대관 및 사용하는 방식은 타 구단의 지방자체단체 시설의 그것과 좀 다르다. 일일대관이고, 위탁운영이 아니라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철저한 컨트롤 속에서 움직인다. 지난 26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만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약 20여명 이상의 관계자가 키움 홈 경기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경기장 정비를 하기 위해 대기한다고 했다.

2026년 5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선발투수 알칸타라가 8회초 KIA 나성범과 한준수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고 당황하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밤 11시까지 대관이 가능한 것은, 편의상 약속일 뿐 합의사항은 아니다. 경기가 끝나는 시점이 일일대관이 끝나는 시점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이 약속을 융통성 없이 적용하려다 ‘특타 묵살’ 및 ‘소등 사태’를 빚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의 경직된 논리에 따르면 키움 설종진 감독과 타격코치들은 매일 노스트라다무스로 빙의 해야 한다. 경기 후 추가훈련을 2~3일 전에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키움 타자들의 2~3일 뒤의 타격감을 미리 예측해야 한다. 타격 생산력이 안 좋은 경기를 2~3일 전에 미리 예측해 그를 바탕으로 추가훈련을 신청해야 한다.

결국 키움이 홈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매일 경기 후 추가훈련을 신청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그런 다음 특타가 필요 없을 때만 경기 후 “추가훈련을 하지 않겠다”라고 통보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논리다. 설종진 감독은 융통성이 없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의 태도에 섭섭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언론들의 집중 성토가 이어지자 서울시설관리공단도 입장을 내놨다. 향후 유연한 대처를 할 가능성을 드러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은 “경기 후 추가 훈련 사전 통보 기준 등 키움 히어로즈의 고척스카이돔 사용과 관련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향후 키움 히어로즈 측과 충분히 협의해 합리적인 방향을 함께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공단은 앞으로도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이 보다 원활하게 훈련에 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동안 사전 통보로 경기 후 훈련을 진행해왔던 대목에 대해선 “경기 종료 후에는 그라운드 정비와 시설 점검 등 후속 작업이 있는 경우가 많고, 야간 운영 안전확보를 위해서는 인력 배치도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키움 히어로즈 측과 긴밀히 협의해 선수단 훈련과 경기장 안전 운영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라고 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키움 직원들이 그라운드 정비를 하는 것을 마지막까지 체크하고, 경기장 시설을 마지막으로 체크하고 퇴근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기 후 훈련 여부도 미리 알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야구단의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다.

2026년 5월 2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키움 설종진 감독이 지켜보고 있다./고척=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런 웃지 못할 촌극을 끝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궁극적으로 타 구단처럼 고척돔 관리 및 운영을 완전히 키움에 맡기면 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키움에 운영을 맡기고, 문제가 생기면 키움에 책임을 지게 하면 된다. 굳이 20명 이상의 직원이 키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사무실에 대기할 필요가 있을까.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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