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사, 끝내 갈라섰다…창사 첫 파업 현실화되나

마이데일리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이 2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카카오 노사 2차 조정회의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카카오 노사가 끝내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2차 조정까지 결렬되면서 카카오 본사 노조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미 계열사 다수가 파업 가능 상태에 들어간 만큼, 카카오 공동체 전체가 첫 공동 파업 국면으로 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IT(정보 기술) 업계에 따르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날 오후 카카오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카카오 노사는 약 8시간 동안 임금 인상률과 성과 보상 체계를 놓고 협의를 이어갔지만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카카오 본사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다만 쟁의권 확보가 곧바로 전면 파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노조는 향후 내부 의견 수렴과 조직 정비를 거쳐 단체행동 시점과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성과 보상 구조다. 노조는 실적 개선에도 직원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고 성과 배분 기준 역시 불투명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500만원 상당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하는 문제를 두고 회사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회사는 복수의 보상안을 제시했지만 성과급과 RSU 운영 방식에 대한 견해차가 유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렬은 단순 본사 이슈에 그치지 않는다. 카카오페이·카카오엔터프라이즈·디케이테크인·엑스엘게임즈 등 계열사 4곳은 이미 조정 중지로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앞서 진행된 파업 찬반투표에서도 본사를 포함한 5개 법인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본사까지 쟁의권을 확보하면서 그룹 차원의 공동행동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노조 역시 갈등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정 과정에서 노조는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계열사 고용 안정 문제와 보상 구조 전반에 대한 불만이 누적돼 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무너진 신뢰 회복이 핵심”이라는 메시지도 나왔다.

업계가 주목하는 지점은 파업 자체보다 시기와 지속 기간이다. 카카오는 올해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중심으로 카카오톡, 커머스, 콘텐츠, 금융 등 주요 서비스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조직 정비와 서비스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신규 기능 개발과 서비스 출시 일정, 조직 의사결정 속도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단기적으로 서비스 차질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운영 자동화 수준이 높고 필수 인력 중심의 대응 체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부분 파업 당시에도 서비스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카카오를 넘어 플랫폼·게임·IT 업계 전반의 보상 체계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경쟁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개발 인력 확보와 성과 배분 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추가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회사 측은 “조정 절차 이후에도 노동조합과의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고 고객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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