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호르무즈 중소선박 전쟁보험 공동인수…최저요율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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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뚫고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 오데사호가 지난 8일 충남 서산 대산항 HD현대오일뱅크 해상 원유 하역설비(SPM)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중동 정세 불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 리스크가 커지자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중소·중견 선사 선박의 전쟁보험을 공동으로 인수한다. 해외 재보험 의존도가 높은 해상보험 시장에서 협상력이 약한 중소 선사들이 보험 가입 거절이나 과도한 보험료 부담을 겪지 않도록 금융권이 지원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해운업계, 정책금융기관, 보험업권과 함께 ‘중동상황 피해업종 산업-금융권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해운업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지원 대상은 호르무즈 해협 내 대기 중인 중소·중견 선사 선박 10척이다. 현대해상,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 등 국내 손해보험사 10곳이 공동인수 방식으로 위험을 나눠 맡는다.

해당 선박들은 해외 재보험에 의존하지 않고도 국내 보험사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통항 관련 전쟁보험 보장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인수 규모는 선박가액 기준 약 3000억원이다.

해상보험은 평시 선체보험과 적하보험이 중심이지만, 전쟁위험 지역에 체류하거나 통항할 경우 별도 전쟁 특약이 필요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항 보험은 중동 정세와 미국·이란 협상 흐름 등에 따라 요율 변동성이 커 중소·중견 선사의 부담이 큰 영역으로 꼽힌다.

보험요율은 대형 선사 선박을 포함해 국내 선사가 채택한 요율 중 최저 수준을 적용한다. 계약 체결 이후 다른 국내 선박에서 더 낮은 요율이 확인되면 보험료 환급을 통해 사후 적용하기로 했다.

선사는 기존 계약 보험사와 손해보험협회 양측에 요율 제시를 요청할 수 있다. 기존 보험사가 가입을 거절하면 공동인수가 진행되고, 기존 보험사가 요율을 산출하더라도 공동인수 요율이 더 유리하면 선사가 공동인수를 신청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번 지원방안을 발표 즉시 시행하고,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손보사 공동인수 협정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통항 이후에도 전쟁 기간 중 위험지역 재진입을 위한 보험이 필요하면 지원을 이어간다.

해운업 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캠코 선박펀드 지원 규모를 연간 2000억원에서 2500억원 수준으로 늘리고, 친환경 선박 도입 선사에는 선박 담보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완화한다. 정책금융기관의 중동 피해기업 지원 프로그램은 총 25조9000억원 규모로 확대됐고, 민간 금융권의 53조원 이상 자체 지원도 병행된다.

중장기 경쟁력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총 14억달러 규모의 KDB SOS 펀드를 통해 중소·중견 선사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전환을 지원하고, 캠코는 해운업 ESG 지원 플랫폼을 연내 구축할 예정이다.

이 위원장은 “정부와 해운업계, 금융권 모두 한 배를 탄 공동체라는 사실이 어느 때보다 절감되는 시기”라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방식으로, 필요로 하는 때에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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