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1분기 성패 ‘승부처는 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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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진. /삼성바이오로직스

[마이데일리 = 이호빈 기자] 올해 1분기 제약바이오 기업 실적은 해외 시장 성과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20일 제약바이오 업계 실적 발표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을 가른 공통 변수는 해외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수요,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 확대, SK바이오팜은 미국 신약 직접판매, GC녹십자는 미국 혈액제제 시장, 유한양행은 해외사업과 라이선스 수익을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1~4공장 풀가동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었다.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글로벌 제약사를 대상으로 한 CDMO 수주 기반이 자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창립 이후 위탁생산(CMO) 112건, 위탁개발(CDO) 169건의 누적 수주를 기록했다. 누적 수주 총액은 214억달러(약 31조6000억원)다. 국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를 흡수한 점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해외 생산거점 확보도 중장기 성장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월 말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했다. 한국 송도와 미국 록빌을 잇는 이원화 생산체계를 갖추면서 글로벌 고객사에 생산 선택지를 넓혔다.

셀트리온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450억원, 영업이익 321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6%, 영업이익은 115.5%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최대치다.

핵심은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글로벌 판매 확대다. 셀트리온은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11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수익 신규 제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해 1분기에만 5812억원을 기록했다. 신규 제품군 매출 비중도 전체 제품 매출의 60%까지 높아졌다.

유럽에서는 주요국 입찰 수주가 이어졌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옴리클로는 약 4개월 만에 덴마크 98%, 스페인 80%, 네덜란드 70%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는 짐펜트라와 스테키마 처방 확대가 이어졌다.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재를 통한 환급 커버리지 확보가 고수익 제품군 성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세노바메이트. /SK바이오팜

SK바이오팜은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 중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실적을 끌어올렸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79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8%, 영업이익은 249.7% 증가했다.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제품명인 엑스코프리(XCOPRI)의 1분기 미국 매출은 19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4% 늘었다.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신약이 기술수출 이후 로열티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직접 판매를 통해 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처방 지표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지난 3월 기준 월간 총 처방 수(TRx)는 약 4만7000건에 근접했고, 신규 환자 처방 수(NBRx)는 1분기 분기 평균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파트너사 이그니스 테라퓨틱스를 통해 올해 3월 상업화를 시작했고, 일본에서도 연내 승인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 혈액제제 알리글로를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GC녹십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355억원, 영업이익 11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46.3% 증가했다.

알리글로는 1분기 34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4배 증가한 수치다. 미국 판매 확대가 GC녹십자의 분기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지난 4월 발표된 미국 관세 정책에서 혈장분획제제가 면세 대상에 포함되면서 미국 사업 불확실성도 일부 완화됐다.

미국 혈장 센터 자회사 ABO플라즈마 운영 안정화도 중장기 성장 기반으로 거론된다. 최근 텍사스 라레도 혈장 센터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고, 연내 이글패스 혈장 센터 개소도 추진 중이다. 원료 혈장 확보부터 완제품 판매까지 미국 사업 기반을 넓히는 흐름이다.

유한양행은 해외사업이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매출 5096억원, 영업이익 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6%, 영업이익은 2.1% 증가했다.

사업별로 보면 라이선스 수익과 해외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라이선스 수익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0% 증가했고, 고환율 수혜와 원료의약품 성장에 힘입어 해외사업 매출은 1060억원으로 21.4% 늘었다.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 친 기업도 있었다. 한미약품은 전년 동기 임상 시료 공급에 따른 일회성 기저효과와 연구개발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줄었고, 대웅제약은 연구개발비를 포함한 판관비 확대가 수익성을 눌렀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송도 글로벌 R&PD센터 이전과 폐렴구균 백신 임상 본격화, IDT 운영 효율화 투자로 적자 폭이 커졌다. 휴온스는 수출 제품의 미국 FDA 통관 보류와 일부 사업 종료, 미국 유통 제품 리콜 비용 반영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 폭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 매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실적의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낸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뚜렷한 실적 개선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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