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태국 정부가 외국인 관련 범죄를 억제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 관광객에게 적용하던 무비자 체류 기간을 대폭 단축하기로 했다. 관광 산업의 회복세가 더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마약, 성매매 등 외국인 강력 범죄가 잇따르자 치안 강화를 위해 비자 규정을 다시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영국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태국 내각은 지난 19일 영국, 미국, 유럽 등 93개국 관광객에게 허용해 온 60일 무비자 체류 제도를 종료하고 체류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전격 승인했다. 이번 조치는 태국 내에서 외국인들이 연루된 마약 범죄, 불법 성매매, 무허가 사업체 운영 등 일련의 주목할 만한 강력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전격적인 대응이다.
새로운 비자 정책에 따라 기존 최대 60일이었던 무비자 체류 기간은 국가별로 차등 재조정된다. 수라삭 판차로엔워라쿨 태국 관광부 장관은 "새로운 무비자 체류 기간은 국가별로 결정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외국인에게는 최대 30일까지만 체류가 허용되고, 일부 국가의 경우 15일로 단축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광객이 체류 기간을 연장하려면 이민국을 직접 방문해 심사를 받아야 하며, 담당 공무원에게 연장 사유를 구체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태국 외무부는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비자 면제 제도를 악용해 태국 내에서 활동하는 초국가적 범죄 단체와 개인을 소탕하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했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현행 무비자 제도가 일부 범죄자들에게 악용되는 통로가 되었다"며 치안 확보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앞서 태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지난 2024년 7월 무비자 기간을 30일에서 60일로 연장한 바 있으나, 약 2년 만에 다시 규제 강화로 선회하게 되었다.
현재 태국 관광 산업은 국가 국내총생산(GDP)의 1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 성장 동력이지만, 방문객 회복 속도는 여전히 팬데믹 이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25년 동기 대비 약 3.4% 감소했으며, 특히 중동 지역 관광객은 3분의 1 가까이 급감했다. 그럼에도 태국 정부는 올해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약 3300만명)보다 소폭 늘어난 약 33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이번 비자 강화가 장기적으로는 안전한 관광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여행 업계는 이번 태국 정부의 발표로 인해 한 달 이상의 장기 체류를 선호하던 이른바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족이나 은퇴 이민자들의 발걸음이 돌아서지 않을까 우려가 나온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경우 기존 60일 혜택이 30일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하반기 동남아 여행 상품의 다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치안 안정이라는 명분을 쥐었지만 베트남, 필리핀 등 주변 경쟁국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비자 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는 태국의 관광 매출 및 외국인 소비 지출에 타격이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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