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포커스] ‘광산의 카나리아’ 된 은행권…韓 경제 곳곳에 불안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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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국내은행들이 올해 1분기 대출 성장과 금리 상승 효과로 이자이익을 늘렸지만 전체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중심 수출 회복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환율·금리·중동 리스크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며 은행 수익 구조를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화 시대 광부들이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활용했던 ‘광산의 카나리아’처럼, 은행권이 금융시장 불안의 이상 신호를 먼저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6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3.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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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자이익은 15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원(6.4%) 증가했다. 대출자산 증가와 순이자마진(NIM) 상승 영향이다. 실제 국내은행 NIM은 지난해 1분기 1.53%에서 올해 1.56%로 올랐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은행 실적 환경은 나쁘지 않았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수익 낼 수 있는 환경이 오히려 개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은행 수익원의 또 다른 핵심 축을 무너뜨렸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비이자이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1분기 비이자이익은 1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00억원(-35.6%) 감소했다.

특히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전년 대비 3조6000억원 줄며 적자로 전환됐다. 금리가 오르면서 평가손실이 확대된 영향이다.

◇ 이자이익 늘었지만…환율·금리에 흔들린 비이자이익

이자이익은 늘었지만 은행권이 체감하는 금융시장은 더 흔들린 셈이다. 이런 분위기는 은행들이 최근 내놓은 분기보고서와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콘콜)에서도 동시에 드러났다.

지난 15일 공시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지주) 1분기 보고서에서는 공통적으로 올해 한국 경제를 이끌 핵심 동력으로 반도체를 꼽았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KB금융은 반도체 수출 호황과 소비 회복, 추가경정예산 등을 바탕으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금융 역시 반도체·방산·바이오 등 첨단 전략산업 중심 기업금융 확대를 강조했다.

다만 이들은 산업 양극화와 중동 리스크, 환율 변동성 등을 주요 변수로 지목했다. KB금융은 “편중된 수출 구조, 중동 분쟁 장기화, 글로벌 무역 갈등이 여전히 변수”라고 진단했고, 신한금융 역시 “반도체 호조 이면에 비반도체 제조업과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며 체감경기 괴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고유가로 주요국의 금리 인상 압력이 환율 하단을 강하게 지지할 것이라면서 "2분기 환율은 1450원∼1520원 사이 구간에서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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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진행된 실적 콘콜에서는 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가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났다. 우리금융은 “급등한 환율 및 시장 금리에 따른 환손실과 유가증권 관련 손익 감소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KB금융 역시 “긍정적인 요인과 떨어질 수 있는 요인들이 다 뒤섞여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금융지주가 내다보는 한국경제는 ‘반도체가 끌어올리는 성장 기대’와 ‘금융시장이 반영하는 불안’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 구조 위에 서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시 말해 수출과 성장률 전망은 개선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여전히 금리와 지정학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은행들 역시 경기 회복을 전망하면서도 정작 자신들의 수익 구조에서는 금융시장 불안의 충격을 먼저 체감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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