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타바이러스의 공포, ‘알아야 막는다’

시사위크
최근 크루즈 감염 사태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한타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두려움에 떠는 것은 답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와 대책이 뒷받침돼야 질병의 전파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최근 크루즈 감염 사태 발생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한타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두려움에 떠는 것은 답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와 대책이 뒷받침돼야 질병의 전파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한타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국제 크루즈 여객선에서 한타바이러스 확진 환자가 다수 발생하면서다. 이로 인해 다수의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불안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바이러스’처럼 두 번째 팬데믹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두려움에 떠는 것은 답이 아니다. 정확한 정보와 대책이 뒷받침돼야 질병의 전파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에 ‘시사위크’는 최근 전 세계적인 보건 이슈가 되고 있는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최신 연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정리해 봤다.

◇ 안데스에서 온 한타바이러스… 원인은 ‘설치류’ 추정

한타바이러스의 확산 우려는 고급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초 70대 네덜란드 남성이 첫 증상자로 나타났다. 이후 5월에 걸쳐 집단 확산이 발생,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감염자로 확진됐다. WHO에서는 260여명을 감시 대상자로 지정했다.

WHO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유발한 한타바이러스 종은 ‘안데스 바이러스(ANDV)’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보통 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쥐와 설치류, 특히 긴꼬리피그미쌀쥐가 주 감염원이다. 해당 설치류의 대변이나 소변, 타액 등에 접촉하거나 오염된 먼지, 분비물을 흡입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한타바이러스의 확산 우려는 고급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초 70대 네덜란드 남성이 첫 증상자로 나타났다. 이후 5월에 걸쳐 집단 확산이 발생,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감염자로 확진됐다. WHO에서는 260여명을 감시 대상자로 지정했다.. / Oceanwide Expeditions
한타바이러스의 확산 우려는 고급 크루즈선 ‘MV 혼디우스’호에서 시작됐다. 세계보건기구(WHO)와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초 70대 네덜란드 남성이 첫 증상자로 나타났다. 이후 5월에 걸쳐 집단 확산이 발생, 3명이 사망하고 11명이 감염자로 확진됐다. WHO에서는 260여명을 감시 대상자로 지정했다.. / Oceanwide Expeditions

다만 아직까지 감염 경로는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HO와 혼디우스 운영사 측에서 조사한 결과, 감염원인 쥐나 설치류는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탑승객들이 남미 지역을 여행하던 도중 감염원과 접촉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영기 기초과학연구원(IBS)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 소장 역시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안데스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쥐 종류는 안데스 지역 자연에서 살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것 같지는 않다”며 “가능성이라고 한다면 여행자들이 안데스 산맥 인근 지역에 내려 관광을 하다 쥐의 배설물 등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짧은 기간 동안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만큼 안데스바이러스는 치명적일 수 있다. 주로 대식세포와 내피세포에서 감염이 일어나는데, 이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로 이어진다. 초기에는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장기화되면 급격한 호흡곤란이 발생한다.

HPS의 증상이 악화될 경우, 혈중산소 농도 저하, 부정맥, 저혈합, 심장 쇼크 등으로 이어져 최대 치명률 40%에 육박한다. 또한 아직까지 확실한 백신이나 치료법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타바이러스 확산에 대한 대중적 우려가 큰 것도 이 같은 이유가 크다.

WHO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유발한 한타바이러스 종은 ‘안데스 바이러스(ANDV)’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보통 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쥐와 설치류, 특히 긴꼬리피그미쌀쥐가 주 감염원이다. 해당 설치류의 대변이나 소변, 타액 등에 접촉하거나 오염된 먼지, 분비물을 흡입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WHO에 따르면 이번 사태를 유발한 한타바이러스 종은 ‘안데스 바이러스(ANDV)’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보통 남미 지역에 서식하는 쥐와 설치류, 특히 긴꼬리피그미쌀쥐가 주 감염원이다. 해당 설치류의 대변이나 소변, 타액 등에 접촉하거나 오염된 먼지, 분비물을 흡입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한국의 한타바이러스와는 별개… 확실한 구분법은

이번 한타바이러스 확산 사태에 국내 대중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한타’라는 이름 때문이다. 이 이름이 한국의 ‘한탄강’ 지역에서 유래됐다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의 한타바이러스도 이번 안데스바이러스처럼 높은 치명률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먼저 한국에서 한타바이러스가 최초로 발견됐다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서 한타바이러스가 크게 확산한 것은 1950년대, 6.25 한국전쟁 당시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51년부터 1953년까지 전쟁에 참여한 주한미군 약 3,200명 출혈 경향 발열 환자가 발생했다.

이를 1976년 이호왕 박사가 등줄쥐의 폐 조직에서 원인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분리·확인했고, 쥐를 발견한 지역인 한탄강의 이름을 따 ‘한탄바이러스’라 명명했다. 이후 번역 과정에서 한타바이러스로 변형돼 현재 학계서 사용 중이다.

한국 한타바이러스와 안데스바이러스의 차이점.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한국 한타바이러스와 안데스바이러스의 차이점. /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하지만 이번 크루즈 확산 사태를 일으킨 안데스바이러스와는 결이 다르다. 일단 두 종류 모두 ‘오르토한타바이러스(Orthohantavirus)’ 종에 속한다. 또한 유전자 유전 정보가 세 개의 서로 다른 RNA조각에 들어 있는 3분절 음성 가닥 RNA 바이러스의 형태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각 염기서열과 유전정보를 암호화하는 단백질, 아미노산 서열 등이 다르다. 즉, 같은 인간도 인종이 다른 것과 유사한 개념이다.

최영기 소장은 “예를 들어 독감을 유발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H1부터 H18형까지 다양한 것처럼 한타바이러스도 마찬가지로 여러 종이 있다”며 “우리나라 한탄강 지역에서 발견됐던 종과 비슷한 유전자 구조를 가진 바이러스를 전부 다 한타바이러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염 증상과 치명률도 두 바이러스의 차이가 크다. 한국의 한타바이러스는 신장 쪽에 문제를 유발하는 ‘신증후군출혈열(HFRS)’를 유발한다. 반면 안데스바이러스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폐 등 호흡기에 문제를 일으킨다. 치명률도 한국 한타바이러스는 1~2%에 불과하다. 40%에 육박한 치명률을 보였던 안데스바이러스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백신 역시 한국 한타바이러스는 한국 ‘GC녹십자’에서 개발한 ‘한타박스(Hantavax)’가 상용화된 상태다.

최영기 소장은 “한국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는 ‘구대륙형(Old world) 바이러스’로, 비교적 최근에 발견된 남미 지역의 안데스바이러스는 ‘신대륙형(New world) 바이러스’로 분류한다”며 “구대륙형 바이러스는 주로 신장에 문제를 일으키나 안데스 쪽의 신대륙형 바이러스는 폐와 호흡기에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타바이러스의 확산이 ‘기후변화’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한타바이러스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한다. / Pixabay
일각에서는 한타바이러스의 확산이 ‘기후변화’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한타바이러스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한다. / Pixabay

◇ ‘기후변화’의 영향도 지적… 전문가들, “가능성 아주 높지는 않아”

일각에서는 이번 크루즈 사태를 비롯, 한타바이러스의 확산이 ‘기후변화’와 연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쥐 활동량의 증가, 강수량 변화 등으로 바이러스 확산이 촉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일단 기후변화가 쥐의 활동을 증가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미국 리치먼드대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지구온난화는 도심 지역 내 쥐 활동을 증가시켰다. 겨울이 따뜻해지면서다. 세부적으로는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워싱턴 D.C, 샌프란시스코, 뉴욕, 토론토 등 주요 도시 11곳(69%)에서 쥐 개체수가 크게 증가했다.

또한 서인도제도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한타바이러스 위험은 기온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최대 34~35%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국내 연구팀도 2017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균관대 의과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최저 기온이 1°C 상승할 때 한타바이러스 신증후군출혈열 발병률은 17.8%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한타바이러스 팬데믹이 올 수 있다’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지적한다. 기온 상승과 가뭄, 강수 변화가 한타바이러스 감염원인 설치류의 생태변화를 유발해 전파 위협을 높일 순 있지만 직접적 증가요인이라 보긴 어렵다는 것이다.

최영기 소장 역시 “한타바이러스를 유발하는 설치류 등 포유류는 사실 1,2도 기온 변화에 의해 갑자기 활동 반경이 눈에 띄게 변화하긴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며 “한타바이러스의 감염원인 포유류 계통의 쥐는 곤충과 새처럼 굉장히 큰 영향을 받는 종과는 다르기 때문에 한타바이러스 전파 증가가 기후변화에 그렇게 까지 많은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타바이러스도 다른 감염병과 마찬가지로 개인 위생 관리가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자 대응 방법”이라며 “개인은 손 씻기와 마스크 쓰기 등 위생을 철저히 하고 우리 보건 당국은 지역에서 어떤 한타바이러스종이 있는지, 또 유발되는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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