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정수미 기자]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올해 1분기 합산 1조8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맞먹는 규모다. 보험업황 부진 속에서도 삼성생명은 투자손익 확대와 삼성전자 배당 효과로 실적을 끌어올렸고, 삼성화재는 장기·일반보험과 투자손익 개선으로 자동차보험 적자 부담을 흡수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올해 1분기 지배주주지분 연결 기준 순이익이 1조2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5% 증가했다. 삼성화재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6347억원으로 4.4% 늘었다. 두 회사의 합산 순이익은 1조8383억원에 달한다.
이는 1분기 금융지주 순이익 1위인 KB금융지주(1조8924억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신한금융지주(1조6226억원), 하나금융지주(1조2100억원)의 순이익은 넘어섰다. 삼성 보험계열사 두 곳만으로도 웬만한 금융지주를 웃도는 분기 이익을 낸 셈이다.
◇ 삼성생명, 순익 1조 돌파 이끈 ‘삼전 효과’
삼성생명은 보험손익보다 투자·자본 부문의 기여가 컸다. 1분기 보험손익은 25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줄었다. 보험계약마진(CSM) 상각과 위험조정(RA) 환입은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예실차(예상 대비 실제 지출 차이)가 810억원 손실을 기록하면서 보험손익을 끌어내렸다.
반면 투자손익은 급증했다. 삼성생명의 1분기 투자손익은 1조27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5% 늘었다. 즉시연금 소송 승소에 따른 충당금 환입만 4257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배당수익 증가, 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 연결이익 확대가 동시에 반영됐다.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이 보험 판매 확대나 손해율 개선보다 비보험 요인에서 나온 것이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전자 주가와 배당 정책 변화가 실적과 자본에 직결되는 구조다. 실제 삼성생명의 연결 자기자본은 삼성전자 주가 반등 영향으로 지난해 말 63조 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말 81조 2000억 원으로 늘었다.
이에 자본 여력도 확대됐다. 삼성생명의 1분기 말 K-ICS(지급여력) 비율은 210%로 전년 말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회사가 제시한 내부 가이드라인(180%)을 웃도는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늘어난 자본 여력을 주주환원과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인수합병(M&A)과 자산운용 다변화, 헬스케어·시니어 리빙 등 신사업 투자도 검토 중이다.
◇삼성화재, 車보험 적자에도 보험·투자손익 동반 개선
삼성화재는 분위기가 다르다. 삼성화재의 1분기 보험손익은 5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투자손익은 3624억 원으로 24.4% 늘었다. 자동차보험은 적자로 돌아섰지만, 장기·일반보험의 손익 개선과 투자손익 확대로 전체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장기보험에서는 수익성 중심 전략이 뚜렷했다. 삼성화재의 1분기 보장성 신계약은 월 1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줄었으나, CSM 배수는 14.2배로 2.3배 개선됐다. 물량을 많이 파는 대신 수익성이 높은 계약을 선별한 결과다. 삼성화재는 일부 고손해 담보 판매를 중단하고 우량 담보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했으며, 장기보험 손익은 4400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일반보험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국내외 매출 확대와 대형 사고 감소, 저수익 섹터 요율 정비 효과로 일반보험 손해율은 53.6%까지 낮아졌다. 이에 따라 일반보험 손익은 전년 동기보다 551억 원 늘어난 1047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부담을 남겼다. 삼성화재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96억 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299억 원 흑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지난 2월 보험료 인상 효과가 일부 반영됐으나, 과거 4년간 누적된 요율 인하와 연초 강설에 따른 건당 손해액 증가가 악영향을 미쳤다.
투자 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삼성화재의 1분기 운용자산 기준 투자이익은 85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투자이익률은 3.68%를 기록했다. 금융시장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채권 포트폴리오 개선과 이자·배당수익 확대가 투자이익 증가로 이어졌다.
결국 삼성 보험계열사의 1분기 실적은 ‘금융지주급 순이익’이라는 숫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배당과 지분가치, 즉시연금 환입 등 보험 밖 요인이 순이익을 크게 키웠고, 삼성전자 주가와 주주환원 기대가 자본 여력 및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지는 구조가 한층 뚜렷해졌다.
반면 삼성화재는 수익성 중심 전략으로 보험손익을 성장세로 돌려놨지만, 신계약 규모 축소와 자동차보험 적자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향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에 기대는 비보험 이익의 지속성, 삼성화재는 장기보험의 질적 개선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반전 여부가 실적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CFO는 “수익성 중심의 경영 기조를 바탕으로 체질 개선을 추진한 결과 1분기 보험손익이 성장세로 전환했다”며 “전 사업 부문의 지속적 혁신으로 성장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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