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코스피가 지난 1월 4300선 첫 돌파에 이어 4월 6800선, 이달 들어 8000선을 터치 후 7400선으로 급락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은행주는 오히려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대비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지주·하나금융지주·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이 16조원 넘게 증가하며 방어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합산 시가총액은 지난 1월 142조5671억원에서 5월(지난 15일 기준) 158조7448억원으로 16조1777억원(11.35%) 늘었다. 시가총액 증가폭이 가장 큰 곳은 KB금융으로, 51조5737억원에서 58조155억원으로 6조4418억원 증가했다.
상승률 측면에서 보면 하나금융지주 시가총액은 27조8604억원에서 32조6498억원으로 4조7894억원 늘며 무려 17.1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시가총액은 40조9272억원에서 45조1396억원으로 4조2124억원(10.29%) 증가, 우리금융지주는 22조2058억원에서 22조9399억원으로 7341억원(3.3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주를 떠받친 것은 주당배당금(DPS) 증가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의 DPS은 지난 1월 초 3174원에서 이달 15일 4367원으로 1193원(37.6%) 늘며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신한지주 역시 2160원에서 2590원으로 430원(19.9%) 증가했다.
이어 하나금융지주가 3600원에서 4105원으로 505원(14.0%), 우리금융지주가 1200원에서 1360원으로 160원(13.3%) 각각 증가하며 주주들의 주머니를 채웠다.
다만 투자금 대비 배당 몫을 뜻하는 시가 배당수익률은 금융지주별로 흐름이 엇갈렸다. KB금융(2.57%→2.81%)과 우리금융지주(4.28%→4.35%)는 상승한 반면, 신한지주(2.82%→2.72%)와 하나금융지주(3.85%→3.45%)는 다소 하락했다. 이는 주가가 올라간 속도가 배당금이 늘어난 속도보다 더 빨라 분모가 커진 결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지난 15일 하루 만에 600포인트(p) 넘게 폭락하는 등 시장 전반이 요동쳤지만, 은행주는 탄탄한 배당 매력을 바탕으로 낙폭을 방어하며 주식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은행주 강세의 원인으로 정부의 밸류업 기조에 맞춘 파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꼽는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KB금융은 핵심 자본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 13%를 바탕으로 배당성향 50%와 최대 8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제시했다"며 "신한지주 역시 오는 2027년까지 배당성향을 50%로 맞추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침을 밝힌 상태"라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이라는 든든한 뒷배도 있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3% 증가했고 신한지주도 24.6% 늘었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10%대 이익 성장을 기록하는 등 주요 금융지주 전반에서 기업의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나란히 개선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의 몸값은 여전히 번 돈과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 상태라는 분석이다. 김지영 교보증권 센터장은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신한지주 0.80배, 하나금융 0.79배, 우리금융지주 0.70배 수준으로 여전히 장부상 가치(1배)를 밑돌고 있다"며 "대장주인 KB금융(1.02배) 정도만 겨우 1배를 넘겼을 뿐, 은행주 전반이 거둔 실적과 보유 자본에 비해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김현수 상상인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연구원은 "코스피 급변동 장세에서도 은행주가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라는 확실한 무기를 가지고 상대적 강세를 나타냈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정적인 방어주로서의 매력이 투자자들에게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은행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효율성을 뜻하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핵심"이라며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대출 성장보다 위험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내실 있는 이익을 내는 자본 효율화가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업종의 몸값을 바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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