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데일리 = 최주연 기자] 주요 금융지주들의 2026년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은행장 연임 구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리딩뱅크 탈환과 실적 반등이라는 성과를 냈지만, 장기연임과 지배구조 부담에 대한 시선도 함께 커지고 있다.
정상혁 행장은 실적만 놓고 보면 연임 명분이 충분한 최고경영자(CEO)에 가깝다. 리딩뱅크 경쟁에서 반등에 성공했고, 그룹 내 신뢰를 바탕으로 이례적인 ‘2년 연임’까지 부여받았다. 한때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그룹 리더 후보로 평가받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은행장으로서의 정상혁 시대’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실적보다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세대교체 흐름 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전성 관리와 해외 사업 등 추가 변수까지 겹치면서 정상혁 행장의 향후 거취 역시 복합적인 검증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리딩뱅크 탈환했지만…커지는 ‘장기연임’ 부담
정상혁 행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신한은행의 수익성 개선 흐름을 이끌었다. 지난해 말 KB국민은행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줬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선두권 경쟁에 복귀하며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특히 정상혁 행장은 첫 임기 종료 후 통상적인 ‘2+1년’ 방식이 아닌 이례적인 ‘2년 연임’을 부여받았다. 다시 말해 정 행장은 ‘2+2년’ 구조로 올해 4년차 임기를 수행하고 있다. 이는 그룹 내부 신뢰와 성과를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정상혁 행장은 지난해 차기 신한금융 회장 후보군에도 포함됐다. 그룹 안팎에서는 리테일·기업금융·재무·전략 등 다양한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평가손실과 대손비용 증가 등 수익성 부담 요인도 함께 나타났다. 그럼에도 신한은행은 1분기 순이익 1조1571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갔다.
은행 순이자마진(NIM)도 1.60%로 전분기 대비 2bp(1bp=0.01%포인트) 개선됐다. 조달비용 관리와 기업대출 확대 효과가 이어지며 수익성 방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CEO 장기 연임에 대한 검증 기준 자체가 이전보다 한층 엄격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과 정치권 모두 금융권 지배구조 개편과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하면서 실적뿐 아니라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세대교체 흐름 등 다양한 요소까지 함께 고려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상혁 행장은 실적 자체는 충분히 냈다는 평가가 많다”면서도 “최근 금융권 분위기는 단순 실적보다 지배구조와 세대교체 흐름을 더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기업대출 확대 속 높아진 건전성 관리 부담
건전성 관리 부담도 변수다. 신한은행은 최근 기업금융 확대 기조를 이어왔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일부 기업여신 리스크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1분기 실적 자료에는 ‘기업여신 중 부실차주 발생’이 직접 언급됐다. 장정훈 신한금융 CFO 역시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경기 회복 지연으로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업여신 부실 영향 등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생산적 금융 확대와 기업대출 성장 전략 속에서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8%에서 0.30%로 상승했고, NPL 커버리지 비율은 173.1%에서 162.1%로 하락하며 2023년 말부터 우하향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장 CFO는 콘콜에서 “연체 순증 규모는 업권 내에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대손충당금으로 부실채권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건전성 지표다. 금융당국은 통상 10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있지만, 최근 비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향후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일리>와 통화에서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자본효율성과 수익성, 건전성을 함께 고려한 선별적 성장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되 리스크를 정교하게 관리하는 방향으로 생산적 금융과 건전성 관리를 병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여신 중심 성장 전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향후 자산건전성 관리 역량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핵심 시장’ 베트남 성장 둔화…해외 전략도 시험대
해외 사업에서는 베트남 시장이 핵심 변수로 꼽힌다. 베트남은 국내 은행 해외 순익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신한은행은 현지 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중심으로 가장 강한 입지를 구축한 은행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은 약 2591억원으로 외국계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해외 순익(5873억원)의 약 44%를 차지할 정도로 베트남 의존도 역시 높은 편이다.
다만 올해 1분기에는 현지 조달비용 상승 영향으로 베트남 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697억원→581억원)하며 성장 둔화 조짐도 나타났다. 그동안 신한은행 글로벌 전략의 핵심 성장 축으로 평가받았던 베트남 시장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시장은 단기적으로 조달비용 상승 등 부담 요인이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핵심 해외 시장”이라며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과 건전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관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한은행 측은 정상혁 행장의 향후 연임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이 관계자는 “CEO 선임 및 연임은 금융지주 차원의 지배구조 절차와 관련 기구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되는 사안”이라며 “은행 차원에서 특정 인사의 향후 인사 방향에 대해 언급하기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정상혁 행장은 리딩뱅크 탈환과 실적 반등이라는 성과를 남겼지만, 향후 연임 여부는 단순 실적이 아닌 지배구조와 건전성 관리, 미래 성장성까지 함께 검증받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도 수익성과 건전성을 중시하는 운영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순 외형 성장보다 체질 개선을 중시하는 흐름 역시 향후 경영 판단의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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